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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CES 2024 혁신상 톺아보기] 자동차의 ‘촉각’을 느껴라! 타이어싱크

다들 타이어 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타이어는 도로와 자동차가 맞닿는 유일한 지점으로,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자동차 부품이지만 의외로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여기, 타이어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타이어를 통해 얻은 정보로 안전한 주행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타이어 상태·노면 감지 시스템인 ‘타이어싱크(Tire-Sync)’를 만든 HL클레무브 AD Sensor RnD Center Advanced Sensor Lab의 구성원들인데요. 타이어싱크 개발에 참여한 윤대연 책임연구원(이하 대연)과 김창원 책임연구원(이하 창원)을 만나 타이어싱크의 개발의 시작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모두 들어보았습니다.

자동차의 촉각 정보를 분석하라

HL클레무브의 타이어싱크는 타이어 내측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타이어의 상태 및 노면의 상태를 추정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타이어 공기압 감지시스템)와 비교해 좀 더 보완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노면과의 유일한 접점인 타이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을 분석해 보다 안전한 주행을 돕습니다.

창원: 인체는 보행 시 시각, 촉각 등의 정보를 자율신경계에 전달하고, 미끄러운 바닥이나 장애물 회피 등 다양한 환경을 예측하고 감지해 이동합니다. 자동차는 카메라, 레이더와 같은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인체의 시청각 감각에 해당하는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장애물을 회피하거나 바닥의 미끄러운 정도를 파악하면서 운행을 조절하는데요. 타이어싱크는 여기에 ‘촉각’이라는 감각을 더해 바닥의 미끄러운 정도, 바퀴의 마모 상태 등을 파악해 차체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타이어를 통해 도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타이어는 차량과 도로 사이의 유일한 접점입니다. 지금까지는 자율주행 기술이 운전자를 보조하는 시스템으로써 선행 차량의 속도, 주변 차량의 움직임 등을 추적해 차량의 거동과 제동 제어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도로 정보에 대한 반영이 부족한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눈으로 보기 힘든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HL클레무브는 차량이 도로의 정보와 상태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면 차량의 거동 및 제동 제어는 물론 후행 차량(V2V), 도로 관제 서비스(ITS, V2X 외)에 관련 정보를 전달해 보다 안전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타이어싱크를 통해 수집한 도로 정보는 운전자가 보다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매년 파손된 도로로 인한 사고가 수없이 발생하는 만큼 도로 관리는 안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도로의 파손 정보를 수집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죠. 타이어싱크를 활용하면 별도의 인력 투입 없이 차량의 주행만으로 보수가 필요한 도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관제 시스템에 타이어싱크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의 도로 유지보수 투입 비용보다 훨씬 효율적인 도로 관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타이어싱크는 자동차 관리 측면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타이어의 기본적인 상태(공기압, 온도)는 물론, 타이어에 가해진 하중, 타이어 마모도를 추정해 운전자에 알림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을 통해 타이어 교체 주기 파악 및 타이어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데요. 특히 버스나 트럭과 같은 주요 운송 업체의 경우 운영 비용 안에 타이어 유지보수 비용이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타이어싱크를 활용하면 타이어의 마모 상태 등을 정량적인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으로 타이어를 관리,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타이어싱크를 통해 노면의 상태를 추정함으로써 차량의 주행 경로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만약 타이어싱크와 실시간 내비게이션이 연동된다면 후행 차량에 관련 위험을 안내할 수 있고, 수정된 이동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창원: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포항시에서 진행한 ‘스마트시티 챌린지’를 수행했어요. 포항시는 철강 산업이 발달해 고중량의 차량이 많이 운행하는 도시이고, 유지 보수가 필요한 도로가 많은데요. 유지보수가 필요한 도로를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며 찾는 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타이어싱크를 대중교통(택시)에 설치하고 도로 데이터를 수집했는데요. 실제 공도를 주행한 차량의 데이터를 가지고 유지보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하는 시스템을 시연했습니다. 이 때 타이어싱크의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었고, 희열을 느꼈어요.

타이어싱크, 어떻게 만들었을까?

HL클레무브는 어떻게 타이어싱크를 개발하게 되었을까요? 타이어싱크의 개발은 2020년에 시작한 국책과제로부터 시작합니다. 정부 과제를 통해 ‘스마트 휠 센서’라는 기술을 개발한 HL클레무브는 타이어 내측에 센서를 부착해 차량과 노면 사이의 유일한 접점인 타이어를 통해 노면의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차량의 제동 제어 및 거동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타이어싱크는 처음에 노면 감지를 위한 방법으로 휠 부착형으로 시작했는데요. HL클레무브는 타이어 내측에 센서를 부착해 더 직접적이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타이어 상태와 노면의 상태를 추정하는 기술을 개발, 타이어 부착형으로 타이어싱크의 형태를 바꾸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는데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타이어용 센서가 타이어의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VDA(독일자동차산업협회)에서는 타이어 센서의 크기 및 무게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타이어싱크 역시 이 제한 규격에 맞춰 제작해야 하는데요. 제한된 크기 안에서 원하는 기능을 모두 추가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대연: 기존의 TPMS 역할 정도는 규격에 대한 제약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타이어와 노면의 상태를 추정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다 보니 VDA 규격을 만족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소형 배터리를 탑재한 채로 실시간 또는 원하는 주기에 맞춰 데이터를 전송하다 보니 센서의 수명이 가장 큰 문제였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과 무선 전력 전송 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와 센서의 동작 시나리오 관련 특허를 출원·등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센서를 타이어에 부착한 형태이기 때문에 노면의 충격과 고속 회전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센서의 주요 요구 사항으로써 시속 210㎞ 이상의 환경에서도 센서가 정상 동작할 수 있도록 센서 결합 구조 검토 및 보호를 위한 공정을 검토해야 합니다. HL클레무브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면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향을 찾고 있습니다.

대연: 타이어싱크 센서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동작 시나리오 검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센서가 언제 동작해야 하는지, 어떤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지, 슬립 모드(Sleep Mode)에는 언제 진입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타이어싱크는 기존의 TPMS에서 요구되고 보증되는 센서 수명과 경쟁할 수밖에 없어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고객은 물론 저희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성능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타이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타이어싱크!

그렇다면 타이어싱크는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활약하게 될까요? HL클레무브는 타이어싱크의 활용 범위를 매우 넓게 보고 있습니다. 차량 OEM기업 입장에서는 기존의 TPMS를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의 거동 및 제어 시스템과 결합해 기존 시스템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긴급 제동 시 타이어 하중 및 마모도를 반영하게 된다면 보다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죠.

애프터마켓(After Market)의 관점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데요. FMS(Fleet Management Service) 및 도로 관제 서비스, 데이터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언급한 타이어 및 차량 유지관리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노면의 상태 추정을 통한 도로 유지보수와 효과적인 도로 관제에 대한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로봇의 휠 제어 및 관리 등 타이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타이어싱크를 활용할 수 있죠. 때문에 HL클레무브는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창원: 지금은 타이어싱크를 국책과제로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고도화된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기구, SW, HW기술이 집약된 센서이기 때문에 시스템 개발까지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타이어싱크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아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첨단 모빌리티(Vehicle Tech & Advanced Mobility)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는데요. 윤 책임연구원과 김 책임연구원은 “팀원 모두가 함께 고생한 결과”라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대연: 타이어싱크를 개발하면서 우리가 생각하고 나아가는 방향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타이어싱크가 아직 태동기의 기술이고, 선행 연구 위주로 기술을 개발하다 보니 현실적인 부분에서 많은 고뇌가 있었는데요. 관련 기술을 선도하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적극적으로 기술 공개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우리의 개발 방향이 맞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고생하고 노력해준 동료들이 있어 지치지 않고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팀장님과 경영진분들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창원: CES 2024 혁신상 수상 소식을 듣고 앞으로 더 열심히 개발을 진행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윤대연 책임님과 더불어 SW개발과 알고리즘 개발을 진행한 정예찬 책임님, 박지연 연구원님, 이민주 연구원님, 그리고 CES 2024 출품 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한 성 민 연구원님까지 함께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