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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요모조모] '과태료 3배' 어린이 보호구역, 운전자와 어린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까?

스쿨존, 정말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나요?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통학로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 일명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는 과속카메라와 신호등이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모든 차량이 30㎞/h이하의 통행속도를 준수해야 합니다. 사망사고나 사상사고 발생 시 12대 중과실로 인정되어 가중처벌을 받게 되죠. 또한 행정안전부에서는 스쿨존에 안전펜스를 설치하여 어린이를 보호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8시부터 20시까지 횡단보도 일시정지 위반, 주정차 위반, 속도 위반 등 어린이보호구역 내 도로교통법 위반 시에는 과태료와 범칙금, 벌점을 일반도로의 2~3배로 적용해 부과합니다. 스쿨존 횡단보도 일시정지 위반 시에는 7만원의 과태료가, 주정차 위반 시에는 12~13만원, 속도 위반 시에는 7~17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엄격한 기준과 가중처벌 규정에도 불구하고 ‘민식이법이 실제로 효과가 있느냐’라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3월, 민식이법이 적용된 이후 2019년 567건이던 스쿨존 교통사고건수가 2020년에는 483건으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523건)과 2022년(514건)에는 다시 500건 이상의 스쿨존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죠.

또한 스쿨존 사고에 민식이법이 적용되었음에도 적은 형량이 선고되거나, 건설기계나 농기계에는 민식이법이 적용되지 않아 초등학생이 굴착기에 치여 숨졌음에도 민식이법을 적용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죠. 여전히 많은 어린이 보행 사상사고가 스쿨존 안에서 일어나고 있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의 법규 준수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보았듯 스쿨존내 사고가 2021년 이후 500건 이상 발생하고 있고, 지난해 1~4월 스쿨존 무인단속카메라 신호, 속도위반 적발 수는 208만1천229건에 이르죠. 스쿨존 사고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음에도 운전자들의 운전 행태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현행보다 더 처벌 수위를 높이거나,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스쿨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실제 운전자들과 도로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스쿨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운전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이를 포함해 통행량 자체가 줄어드는 심야 시간대에도 시속 30㎞ 제한이 걸리는 것은 실제 운전자를 배려하지 않은 제도이며, 원활한 도로 통행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어린이 교통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되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초등학교 교사·학부모 400명과 일반 운전자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에 75%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지난해 경찰청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을 시행하겠다고 발표,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심야시간 스쿨존 속도제한 완화에 대한 찬반 의견은 첨예하게 엇갈리는데요.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에 찬성하는 이들은 ‘어린이 통행시간이 적은 시간대의 30㎞/h 제한은 비효율적이다’, ‘(차량의) 통행시간 감소에 도움이 된다’, ‘실제 생활에서 이 정도의 유연함은 필요하다’ 등 편의성과 효율성의 향상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스쿨존 속도제한 제도 완화에 반대하는 이들의 경우 ‘스쿨존에서는 무조건 감속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대하고, 습관이 되게 해야 한다’, ‘야간 시간대라고 사고의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제한속도가 시간대별로 달라지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는데요.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경찰청에 2022년 7월부터 8개 어린이보호구역을 대상으로 심야시간대 등 시간제 속도제한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4개 구역에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심야 제한속도 상향 시 제한속도 준수율이 113% 상향되었으나 등하교시간 제한속도 하향 시에는 제한속도 준수율이 평균 69.7%가 감소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스쿨존 규제에 완화를 위해 투입되는 행정비용, 사회비용의 증가에 대한 우려나 경찰차나 소방차, 구급차에 한해서만큼은 제도 완화가 필요하다, 오히려 30㎞/h보다 더 낮은 속도로 제한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스쿨존에서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스쿨존에서 어린이와 운전자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운전자들의 스쿨존에서의 안전 운전 습관 정착이 필요합니다. 어린이는 가장 관심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충동적이기 때문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등 돌발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많고, 키가 작기 때문에 운전자의 사각지대로 들어갈 가능성도 높습니다. 사고 위험 가능성에 대한 인지 능력도 성인보다 낮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어린이의 시선에서 스쿨존을 지날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스쿨존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아래와 같은 안전수칙들을 준수하고, 습관화해야 합니다.

1. 반드시 규정속도를 준수하여 30㎞/h 이하로 서행한다.

2. 스쿨존 횡단보도 앞에서는 보행자 유무에 관련 없이 무조건 일시정지 한다.

3. 불법주정차를 하지 않는다.

4. 급제동, 급출발을 하지 않는다.

5. 커브길, 교차로에서는 일단 멈춘 뒤 어린이가 없는지 확인하고 출발한다.

6. 경찰, 녹색어머니회의 교통 수신호를 지킨다

모든 운전자가 위와 같은 안전 수칙들을 지킨다면 우리는 더 이상 안타까운 스쿨존 사고를 마주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어린이와 운전자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스쿨존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