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뉴스에서 접하게 되는 음주운전 사고 소식에 음주운전 단속과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오는 25일부터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 음주운전을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제도가 시행될 예정인데요. 오늘은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에 대해 알아봅니다.
강화되는 음주운전 처벌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처벌 기준은 혈중알콜농도 0.03%입니다. 수치에 따라 처벌 수위도 달라지는데요. 2019년부터는 윤창호법의 시행으로 음주운전 사상사고에 대한 처벌도 더욱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과거 연간 1만 9천건 이상 발생했던 음주운전 사고는 윤창호법이 시행된 2019년 이후에는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해마다 1만 5천 건 내외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150명이 넘는 사람이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더욱 강력하게 음주운전을 예방하고자 오는 25일부터 음주운전을 물리적으로 막는 제도를 시행합니다.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위반한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는 이는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면허를 발급하는 조건부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는데요. 약 250만원의 기기값과 설치 비용은 운전자가 부담해야 하며, 면허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결격 기간만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합니다.
설치 대상자임에도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운전하거나 음주운전 방지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일반 차량을 운전하다 적발될 시 조건부 면허가 취소되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무면허 운전에 준하는 처벌을 받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 측정하거나 장치를 무단으로 조작·해체하는 경우에도 처벌을 받습니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는 차량에 시동을 걸기 전 음주 측정을 시행하고 음주 감지 시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시동 잠금장치인데요. 이미 해외에서는 여러 국가에 도입되어 음주운전 예방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어린이 통학차량을 비롯한 모든 버스에 음주운전 방지장치 장착을 의무화했으며, 음주운전 1회 적발 시에도 시동제한장치를 설치하게 하는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역시 재범 이상 음주운전자에게 음주시동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캐나다는 음주 후 운전석 착석만으로도 음주운전 처벌이 가능한 엄격하게 음주운전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다수의 주에서 상습 음주운전차량에 음주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에는 2026년부터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음주운전 방지 기술(DADSS, The Driver Alcohol Detection System for Safety)을 의무 탑재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호주, 스웨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음주운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최선은 술을 마신 당사자가 스스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지만, 많은 이들이 ‘걸리지 않겠지’, ‘안 취했는데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음주 후에 운전대를 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음주와 함께 약물로 인한 사고도 늘어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음주나 약물로 인한 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의 DADSS 시스템은 핸들 등 차량 내부에 센서를 부착해 운전자의 호흡을 분석하는 호흡 시스템과 운전자의 손끝이나 손바닥에 적외선을 비춰 피부 표면 아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터치 시스템의 두 가지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또한 운전자와 승객을 구분할 수 있도록 설계,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DADSS 도입을 통해 음주운전을 막을 때 매년 9,4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밖에도 카메라로 운전자의 눈(동공)을 분석해 음주 여부를 판독하거나, 운전자 얼굴인식, 주행 중 호흡측정 등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들이 다각도로 개발되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음주 후에는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하여도 ‘한 번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이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