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지하철을 얼마나 자주 이용하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수도권이나 광역시를 중심으로 지하철이 운행 중인데요. 지난해 서울지하철 1~8호선의 경우 160만회, 약 24억 명의 승객이 이용했다고 합니다. 매일같이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지하철역과 열차에 붙은 여러 숫자들에 대해서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지하철에 숨은 숫자 정보를 파악한다면 더 똑똑한 뚜벅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과연 지하철에는 어떤 숫자들과 규칙이 숨어있는지, 수도권 전철을 중심으로 알아보아요!
출구가 너무 많을 땐? 시계방향으로 돌자!
“ㅇㅇ역 N번 출구에서 만나!” 지인들과 약속을 잡을 때 지하철 출구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출구가 너무 많아 복잡하거나, 버스나 도보 등 지상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해당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한참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이럴 땐 출구 번호의 규칙을 알고 있으면 보다 편하게 역 출구를 찾을 수 있답니다.
지하철역의 출구 번호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부여되는데요, 먼저 1번출구가 부여되는 기준은 대부분의 노선에서 상행선의 오른쪽 맨 앞, 그러니까 상행선 1-1 출입구와 가까운 쪽이 1번출구가 됩니다. 1호선의 경우 상행선의 왼쪽 맨 뒤(하행선의 1-1)가 1번출구가 되고, 순환선인 2호선은 외선순환의 우측 맨 앞쪽 출구가 1번이 되는 식이죠. 환승역의 경우에는 빠른 호선을 기준으로 1번출구가 부여됩니다.
출구번호 기준이 복잡하다고요? 하지만 1번출구만 찾으면 나머지는 쉬워집니다. 바로 모든 출구가 1번출구를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며 순서대로 번호가 부여되기 때문이죠. 중간에 새로운 출구가 생기는 경우에는 출구번호를 다시 부여해 시계방향 순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합니다. 다만 출구번호 변경으로 인해 드는 사회적 비용이 클 경우에는 부번호(-1)를 붙이는데요. 왕십리역의 6-1번 출구, 종로3가역의 2-1번 출구, 서울역의 9-1번 출구 등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역에도 숫자가 숨어있어요
지하철역 자체에도 고유 번호가 있습니다. 역 번호는 사실 우리 일상에서는 많이 쓰이지 않는데요. 역 번호는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이나 수도권 지하철이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 길을 알려줄 때 유용하게 쓰입니다. 또 이동에 걸리는 시간, 보통 한 정거장을 이동하는 데 2분 정도가 소요되는 수도권 전철의 특징을 생각하면 한 노선 안에서 이동할 때 걸리는 시간을 보다 쉽게 계산할 수 있답니다. 또 서울교통공사가 관할하는 노선의 역무실 전화번호에는 각 역의 역번호가 붙어있기도 하다는 사실!
역 번호는 지하철역 입구나 플랫폼 역명 표지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노선을 나타내는 앞자리와 역 고유 번호의 뒷자리 조합으로 이뤄집니다. 노선 뒷자리 번호는 시종착역(분기 지점)을 기준으로 몇 번째 역인지를 알려주는데요. 시종착역은 대부분 10번 또는 01이 부여됩니다.
삼각지역을 예로 들어볼까요? 삼각지역은 4호선 428번, 6호선 628번 역인데요. 이는 4호선의 시종착역인 상계역(410)으로부터 18번째, 6호선의 응암역(610)을 기준으로 18번째 역임을 의미합니다
4호선: 상계(410)-노원(411)-창동(412)-쌍문(413)-수유(414)-미아(415)-미아삼거리(416)-길음(417)-성신여대입구(418)-한성대입구(419)-혜화(420)-동대문(421)-동대문역사문화공원(422)-충무로(423)-명동(424)-회현(425)-서울역(426)-숙대입구(427)-삼각지(428)
6호선: 응암(610)-역촌(611)-불광(612)-독바위(613)-연신내(614)-구산(615)-응암(610)-새절(616)-증산(617)-디지털미디어시티(618)-월드컵경기장(619)-마포구청(620)-망원(621)-합정(622)-상수(623)-광흥창(624)-대흥(625)-공덕(626)-효창공원앞(627)-삼각지(628)
그런데 2호선에는 성수~신설동, 신도림~까치산의 지선도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각 지선의 출발역으로부터 부번호가 하나씩 붙습니다. 성수지선의 경우 211번인 성수역부터 시작해 211-1(용답)~211-4(신설동)번까지 지선이 운영중이죠.
또 분기 지점을 기준으로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역번호가 작은 쪽이 상행입니다. 플랫폼에 붙어있는 역 번호와 방향을 확인하면 내가 가려는 행선지의 플랫폼이 맞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죠.
열차번호와 차량번호, 무엇이 다른가요?
마지막으로 열차에도 여러 숫자가 부여되는데요. 크게 열차번호와 차량번호로 구분됩니다.
열차번호는 열차의 운행계통에 따라 부여되는 번호로, 열차의 운행 구간이나 운행 요건(시간 등)을 알려줍니다. 흔히 기차나 항공편에 붙는 편명(열차번호)과 같다고 생각하면 훨씬 쉬워집니다. 상행 열차는 짝수 번호를, 하행선 열차는 홀수 번호를 받아 운행하고 있죠. 이 열차번호는 운행할 때마다 다른 번호를 부여받기 때문에 운전석에서 기관사가 매번 번호를 바꿔주는데요, 지하철역 도착안내표시기에 적힌 열차 숫자가 바로 이 열차번호입니다.
차량번호는 각 칸에 붙은 고유의 번호입니다. 지하철 출입문이나 차량 연결부(끝) 벽에 붙어있는데요. 이 번호는 일종의 시리얼 넘버입니다. 열차번호가 바뀌어도 차량번호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기관사가 매번 바꿀 필요가 없죠.
이렇게 열차번호나 차량번호를 알고 있다면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요. 열차 내에 환자가 발생하는 등 긴급상황이 생겼을 때 차량번호를 작성해서 보내면 보다 빠른 민원처리가 가능하죠. 또 열차에 물건을 두고 내리는 등 분실물이 생겼을 때 내린 시간이나 출입문 번호, 차량 번호나 열차번호를 기억하고 있다면 열차 수배와 수색이 더욱 빠르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지금까지 지하철에 숨은 숫자들의 의미를 알아보았는데요. 사소한 숫자 하나에도 다 규칙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지 않나요? 오늘 퇴근길에는 내가 어떤 숫자들을 지나가는지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