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차가 튀는 걸 보면 쇼바 나간 것 같아요. 이거 암쇼바 갈아야 해요. 에이~ 이거 데루등도 나갔고 뒷범퍼도 기스 잔뜩 났네 거 참.
차량 정비나 수리를 위해 정비소/공업사에 다녀오신 분들은 위와 같은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텐데요. 자동차와 관련된 용어들이 어렵고 생소하기도 하고, 일본어에서 유래된 잘못된 용어들이 아직도 실생활이나 정비업계에서 사용되고 있어 더 큰 혼란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오늘은 자동차 부품/명칭과 관련해 정확한 명칭은 무엇인지, 잘못 쓰이는 표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뭐가 어디에 있다고? 한눈에 보는 자동차 명칭
사람의 얼굴도 눈, 코, 볼, 광대, 이마와 같이 부위별로 이름이 다른 것처럼, 차량을 구성하는 부분부분에도 각각의 명칭이 있습니다. 오늘은 차량 외관을 중심으로 정확한 명칭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차량을 마주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 바로 윈드실드와 보닛, 프론트 범퍼입니다.
앞유리, 전면유리라고 불리는 윈드실드는 말 그대로 바람을 차단하는 유리인데요. 이 유리가 깨지면 바로 앞에 있는 운전자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매우 두껍고 튼튼하게 제작됩니다. 다음으로는 엔진룸을 덮고 있는 보닛(Bonnet)입니다. 흔히들 ‘본네트’라고도 불리는데요. 평소에는 보닛을 열 일이 많이 없지만, 부동액, 워셔액, 엔진오일 등을 교체할 때 열어보게 되죠.
마지막으로는 프론트 범퍼입니다. 펜더와 함께 차량 긁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인데요. 범퍼는 차량에 발생한 충격이나 충돌로부터 차량과 승객을 보호하는 충격흡수 장치입니다. 아기침대로 많이 사용하는 범퍼침대의 이름 유래가 바로 이 범퍼에서 나온 것이죠. 초기의 자동차에는 이 범퍼가 아예 장착되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시간이 흐르며 철제 범퍼, 돌출 범퍼 등을 거쳐 현재의 형태가 자리잡았습니다.
차량 측면으로 가볼까요? 바퀴 위를 덮고 있는 부분은 바로 펜더(Fender)입니다. 바퀴를 덮고 있기 때문에 차량 옆으로 살짝 돌출돼 있어 긁힘 손상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입니다. 펜더는 타이어에서 흙이나 자갈, 물 등이 튀어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세차를 할 때 펜더 안쪽을 보면 타이어에서 튄 흙이 잔뜩 묻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자전거와 오토바이에서도 같은 역할의 펜더(또는 가드)가 바퀴 위에 부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이 밖에도 자동차의 지붕인 루프(Roof), 자동차의 기둥 역할을 하는 필러(Pillar) 등을 자동차의 정면/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 뒷면으로 가볼까요? 문을 기준으로 앞부분과 동일하게 부착되는 뒤쪽의 부품에는 말 그대로 뒤에 장착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리어(Rear)’라는 명칭이 많이 붙습니다. 리어도어(뒷문), 리어 윈드실드(뒷유리), 리어 범퍼(뒷범퍼) 등이 해당하죠.
그렇다면 앞쪽의 엔진룸 덮개는 ‘보닛’이라고 불렀으니 트렁크를 덮고 있는 뚜껑은 ‘리어 보닛’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답은 아닙니다. 트렁크 덮개는 ‘트렁크 도어’, ‘테일게이트(SUV, 해치백 등 후면 전체가 위로 열리는 경우)’, ‘트렁크 리드’ 등으로 불립니다.
이 밖에도 차량 후면에는 차량 배기구(머플러, Muffler), 테일램프 등이 달려있습니다.
잘못된 표현들은 올바른 표현으로 고쳐 나가요!
자, 이제 차량 구조가 이해되나요?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들어본 말들은 안 나왔는데….’라는 생각을 하셨나요? 그건 우리 실생활이나 정비업계에서 표준 용어가 아닌 은어나 잘못된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공공기관이나 방송 등에서 순화어/표준어 사용을 장려하면서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무심결에 잘못된 용어들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샤시 부품들의 경우 일제의 잔재로 남은 표현들이 자주 쓰이고 있죠.
잘못된 명칭이 더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쇼바’로 많이 불리는 쇼크 업소버(쇽업소버)가 있습니다.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쇼크 업소버는 승차감과 주행감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요. 쇼크 업소버가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를 “쇼바가 나갔다”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그런데 주변의 다른 서스펜션 부품들이 고장나는 경우에도 ‘쇼바’로 통칭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은데요. 운전 중 차가 출렁이는 등 서스펜션 시스템에서의 이상이 느껴진다면 “쇼바가 이상한 것 같아요.” 보다는 “서스펜션 전체를 점검해 주세요.”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은어들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데요. 오늘 <요모조모>를 함께한 여러분은 ‘기름 엥꼬야’는 ‘기름이 다 떨어졌다’로, ‘엔진 찐빠났네’는 ‘엔진 실화’로 정확하고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는 운전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