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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요모조모] ‘울렁울렁’ 전기차 멀미, 왜 그럴까?

승용차는 물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도로에서 더 이상 전기차를 찾아보는 게 어렵지 않은 요즘입니다. 그런데 간혹 전기차를 탈 때면 멀미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같은 자동차인데,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에서 멀미가 더 잘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미지 출처 :  대구광역시 뉴스룸

전기차 멀미의 원인, ‘감각 불일치’에서 온다

멀미는 우리 몸에서 전정기관이 감지한 움직임과 눈으로 수집하는 시각정보가 서로 일치하지 않아 생깁니다. 이를 ‘감각 불일치’라고 하는데요. 차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을 때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우리 눈은 고정된 물체(스마트폰)를 보고 있기에 ‘움직이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전정기관(반고리관)은 자동차의 움직임에 맞춰 우리가 ‘움직이고 있다(흔들린다)’고 인식하게 되죠. 이렇게 서로 다른 정보를 뇌가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혼란이 생기고, 메스꺼움과 같은 멀미 증상이 나타납니다. 평소에는 멀미가 심한 사람도 운전을 할 땐 멀미를 안 느끼는 경우가 바로 운전 중에는 이러한 감각 불일치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의 경우에는 감각 전기차의 특성들이 감각 불일치를 더 심하게 일으킵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서서히 속력이 증가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바로 토크(Torque)가 발생하고, 발을 떼는 순간에는 급감하기 때문에 급가속과 급감속이 이뤄지기 쉽습니다. 이 때,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평형감각에 혼란을 일으키죠.

전기차의 회생제동 역시 멀미를 유발하는 대표 요인으로 꼽힙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가 감속하며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은 연비를 아낄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이지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에는 제동력이 생기기 때문에 차가 덜컥거리는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반복되면 멀미가 나는 것이죠.

전기차의 장점인 저소음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의 엔진 소리나 진동이 차량의 속도 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전기차의 경우 너무 조용하기 때문에 속도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전기차 멀미 해소를 위한 기술

 

스마트 회생 시스템을 탑재한 기아 EV3 (이미지 출처: 기아)

때문에 차량 제조사들은 다양한 멀미 저감 기술을 개발, 탑재하고 있는데요. 인공적인 엔진 사운드를 내보내 탑승자가 엔진 사운드로 주행 환경 변화를 알아챌 수 있게 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각 제조사별로 회생제동 강도나 토크 출력을 자동으로 조절함으로써 멀미를 완화시키는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차량의 움직임에 맞춰 시트를 미세하게 움직이는 멀미 저감 시트를 개발하는 등 전기차 멀미 예방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연구 중입니다.

장거리 여행, 멀미 예방하고 즐겁게 다녀오세요!

곧 다가올 추석! 긴 연휴만큼 장거리 이동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장시간 이동에 멀미가 걱정된다면 멀미 대응책을 미리 알아두고 이를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요?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바로 멀미약입니다. 멀미약은 항콜린제(부교감신경 차단제), 항경련제, 교감신경흥분제 등이 있는데요.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몸에 붙이는 패치 형태와 직접 섭취하는 타블렛(알약)형, 물약형 등 다양한 형태로 시중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아 사용하면 됩니다. 다만 멀미약의 부작용이 멀미인 경우도 있어 용법과 용량을 준수해야 합니다.

차 안에서는 몸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버스와 같은 큰 차 안에서는 흔들림이 적은 앞좌석을 선택하는 것이 멀미 예방에 도움이 되며, 시트에 몸을 편안하게 기대어 헤드레스트에 머리를 잘 고정해두면 좋습니다.

또 차 안에서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기보다는 시선을 창 밖 먼 지점에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본인이 운전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운전자와 같은 시선을 유지하는 것도 시각정보와 감각정보를 일치시키는 일이기에 멀미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거나 강한 바람을 직접 맞는 것, 생강차 한 잔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뜬금없이 웬 생강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강에 함유된 진저롤과 쇼가올이 항콜린 효과와 구토 중추 억제 효과가 있어 멀미 증상 완화에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만약 내가 운전자라면, 동승자가 멀미를 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주행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급가속과 급감속, 잦은 차선 변경을 자제해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드라이빙을 유지해주세요. 모두 멀미 없이 안전한 여행길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