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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종이는 친환경 소재일까? YES or NO!

다양한 종이가 돌돌 말려 있는 이미지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커피 전문점에서 플라스틱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택배 회사는 비닐 테이프 대신 종이테이프를 도입했죠. 더는 플라스틱 사용을 방관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종이인데요. 종이는 친환경 소재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소비에 대한 죄책감이 덜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종이는 정말 친환경적인 소재일까요?

 

종이는 친환경 소재가 맞을까?

마이클 셸런버거의 얼굴. 그는 '종이백은 제조 과정에서 비닐봉지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 44회 이상 재사용해야 비밀봉지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환경 영웅, 마이클 셸런버거(Michael Shellenberger)는 이러한 질문에 ‘아니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는 종이백이 비닐봉지보다 제조 과정에서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종이는 다량의 탄소 발자국을 남깁니다. A4용지 1장당 2.88g의 탄소가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2018년 기준, 국내 제지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550만t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0.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종이가 친환경 소재로 불리는 이유. 1. 100% 자연 분해, 2. 폐지 재활용 가능. 생활 쓰레기 분해 기간은 종이 2~5개월, 스티로폼 500년, 플라스틱 500년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는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그 이유는 자연 분해에 있습니다. 썩지 않아 문제인 플라스틱과 달리 종이는 5개월 이내 분해돼 사라집니다. 따라서 매립과 소각 시 환경에 주는 부담이 덜합니다.

재활용률도 높은 편입니다. 2019년, 우리나라의 연간 종이 생산량은 1천 132만t. 이 중 75% 이상이 폐지를 재활용해 만드는데요. 1t의 폐지를 재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1,070kg 및 대기오염물질 약 95% 저감, 물과 전력의 28~70%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 폐지 재활용은 나무 벌채를 억제하므로 단순히 원료 저감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재활용할 수 없는 종이도 있다?

버려진 종이를 재질에 따라 분류하는 노동자의 모습

다만, 종이가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소재로 불리기 위해선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바로 코팅 종이 사용을 줄이는 것이죠. 종이 빨대나 종이컵, 전단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코팅 종이는 방수나 컬러 인쇄를 목적으로 플라스틱 코팅을 합니다.

종이를 재활용하기 위해선 물에 넣어 죽처럼 흐물흐물한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요. 코팅 종이는 물에 잘 녹지 않아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손으로 찢을 수 있을 만큼 코팅 정도가 약한 제품을 제외하면 전부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소각하고 있습니다. 종이테이프와 벽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돌가루로 만든 친환경 종이 스톤 페이퍼/ (출처: stone paper)

이에 제지업계는 종이의 친환경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톤 페이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스톤 페이퍼는 채석장이나 광산에서 버려진 돌을 가루 내어 만든 종이입니다. 벌목이 필요 없고 종이를 하얗게 만드는 표백제가 쓰이지 않아 제조 공정도 짧은데요. 탄소 발생량이 적고 종이처럼 자연 분해가 가능합니다.

 

내일의 종이는 어떻게 사용될까?

1,700장의 종이로 만든 렉서스 IS살롱 종이 자동차 모델 이미지

앞으로 종이의 쓸모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입니다. 2015년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렉서스는 1,700겹의 판지를 겹쳐 종이 자동차를 만든 바 있습니다. 실제 주행까지 가능해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철보다 강한 첨단 신소재 나노셀룰로오스/ (출처: 국립산림과학원)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내 한 제지업체는 지난해 종이로 만든 자동차 내장재를 선보였습니다. ‘셀룰로오스 나노 섬유’라 불리는 이 종이는 펄프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 섬유를 나노미터로 쪼갠 신소재인데요. 철보다 5분의 1로 가볍지만, 강도는 5배에 달해 앞으로의 사용이 기대됩니다.

종이백, 종이컵, 종이박스 등 다양한 종이 제품 이미지

소재만 바꾼다고 해서 종래의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소재를 바꿈으로써 환경에 주는 영향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데요. 나와 지구 모두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