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 듯 광고 아닌 듯! 궁금한 자동차 PPL 이야기

‘어? 이 차 어디서 봤더라?

영화나 드라마, 뮤직비디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자동차.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PPL에 해당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간접 광고라고도 불리는 PPL(Product Placement)은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제품을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알리는 광고 기법 중 하나입니다.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물품이나 장소를 협찬하거나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고 영상 말미에 ‘제작 지원’, ‘제작 협찬’, ‘제작 협조’라는 형태로 브랜드를 한 번 더 노출하는 것인데요.

국내에선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자율주행 키스 신이 대표적인 PPL 사례로 손꼽힙니다. 도심 드라이브를 즐기던 남녀 주인공이 LKAS* 기능을 작동시킨 후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를 효과적으로 알렸습니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미디어 콘텐츠에 깊게 침투한 자동차 PPL! 완성차 업계가 PPL에 힘을 쏟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궁금한 자동차 PPL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LKAS: (lane keeping assistant system):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차량이 선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조향장치 조절

 

PPL,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미국 영화 산업의 성지, 할리우드에서는 1940년대부터 PPL을 활용하였습니다. 1945년 개봉한 영화 ‘밀드리드 피어스’는 PPL이 등장한 최초의 사례로 간주됩니다. 당시 PPL은 지금과는 의미가 달랐습니다. 영화 제작 시 소품 담당자가 영화에 사용할 소품을 배치하는 업무를 PPL이라고 불렀는데요. 장면에 높은 사실감을 주기 위해 소품으로 배치되었을 뿐, 일부러 브랜드를 노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합니다. 현재와 같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PPL이 사용된 것은 1960년대부터입니다.

세계 최초 자동차 PPL로는 영국의 TV 시리즈 ‘세인트(The Saint)’에 등장하는 볼보 P1800 쿠페가 대표적입니다. 당시 유행하는 자동차는 날쌘 디자인의 스포츠 쿠페였습니다. 튼튼하고 투박한 디자인의 볼보 자동차와는 거리가 멀었는데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스포츠카 시장에 안착하고 싶었던 볼보는 P1800 쿠페를 출시하고 TV 드라마에 출연시켰습니다. 작품의 주인공, 로저 무어가 가진 세련된 이미지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에 볼보 자동차는 젊고 세련된 브랜드로 인식 전환에 성공하며 브랜드와 차량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실제 양산으로 이어진 PPL 자동차!

오늘날 자동차 PPL은 단순 제품 노출에 그치지 않습니다. 콘셉트 카*를 양산 단계로 발전시키기 전에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죠.

*콘셉트 카: 일종의 샘플로,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제작하는 자동차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범블비라는 캐릭터로 등장한 쉐보레 카마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영화에서 범블비는 낡은 2세대 카마로의 모습으로 처음 등장합니다. 주인공의 여자친구에게 낡은 차라고 놀림을 받은 범블비는 최신형 카마로 콘셉트 카를 스캔해서 멋지게 모습을 바꾸는데요. 영화 개봉 당시 출시되지 않았던 5세대 카마로 콘셉트 카가 등장하여 큰 화제를 얻었습니다. 쉐보레는 영화속에서 콘셉트 카를 선보인 지 3년 만인 2009년 5세대 카마로를 정식 양산하였는데요. 범블비 후광을 얻은 5세대 카마로는 SEMA(Specialty Equipment Market Association)쇼에서 ‘2010년 가장 인기 있는 차(Hottest Car of the 2010)’에 선정되었습니다.

아우디는 2019년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서 첫 번째 순수 전기차 ‘아우디 E-트론 GT 콘셉트 카’를 공개하였습니다. 토니 스타크가 어벤져스 본부로 귀환하는 장면에서 사용된 E-트론 GT 콘셉트 카는 이후 아이언맨의 차라고 불리며 대중의 기대를 모았는데요. 2020년 양산에 성공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자동차 PPL은 현재 진행 중

이처럼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할 경우 PPL 효과는 배가 되는데요.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작품 캐릭터의 이미지가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되어 호감도를 제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행한 ‘2019 소비자행태조사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 강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데 PPL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완성차 업계에선 자동차 PPL이 판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명확하게 파악하긴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PPL이 진행된 차의 경우, ‘손예진 차’, ‘김연경 차’ 등으로 명성을 얻으며 오프라인 영업 현장에서 높아진 관심을 체감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인지도 효과 때문에 완성차 업계에서 자동차 PPL은 꾸준히 시행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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