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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왓츠인마이카 #16] 협상 전문가가 사랑한 그 이름, 코드네임 997과 찰스

모빌리티는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그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왓츠인마이카. 이동의 변화가 가져온 현대인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봅니다.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다

어떤 일을 계기로 삶이 극적으로 변하는 순간을 ‘터닝 포인트’라고 부릅니다. 불쑥 찾아온 인생의 터닝 포인트,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가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남궁현 실장을 만나봅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남궁현입니다. 쑥스러운 면이 없지 않은데요. 용기를 주셔서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HL만도 Global Legal Center 센터장으로 해외 법무와 IP(지식 재산권) 업무를 총괄하였는데요. 올해 2월부터 그룹 HR혁신실을 맡게 되었습니다.

Q. HR혁신실장이라는 새 옷을 입으신 만큼, 각오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새로움이 주는 부담도 있지만, 그 스트레스가 저를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특허 분쟁 소송은 쟁점이 매번 다르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늘 큰 산을 넘는 기분이었습니다. 쉬운 일이 하나 없었지만, 어떡해서든 일을 해결하겠다고 다짐하며 미친 듯이 일에 매달리면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업무 성격이 다른 새 일이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코드네임 997, 포르쉐 911

그렇다면, 남궁현 실장은 어떤 자동차를 탈까요? 그의 자동차는 포르쉐 6세대 911 MK1입니다.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불리는 포르쉐 911. 그중 2004년 출시된 모델을 ‘타입 997’이라고 부르는데요. 일명 ‘왕눈이’라고 불리는 포르쉐 특유의 둥근 헤드램프가 인상적인 모델입니다. 

Q. 오래된 모델이기도 한데요. 어떤 계기로 구입하게 되었나요?
저는 운전병으로 군 복무를 했습니다. 자동차와 인연이 없던 법학도가 난생처음 자동차 정비 기술을 익히다 보니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됐고 법률 전문가로 HL만도에 입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게 되니 브랜드와 기술력에도 관심이 생겼고 높은 완성도를 가진 포르쉐 911 모델을 소유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포르쉐 중고 가격을 수년간 모니터링했던 것 같아요. 2021년에 중고 가격 최저점을 확신하고 이때다 싶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영 타이머*를 바라볼 만큼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이지만, 신차 못지않게 깔끔하게 관리된 남궁현 실장의 자동차. 자동차에 대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인데요. 그에게 자동차란 어떤 존재일까요?

*영 타이머(young timer): 출시일로부터 20년 이상 30년 미만의 차종을 일컫는 말

Q. '내 차의 매력 포인트', 무엇인가요?
아날로그적 요소가 곳곳에 남아 있어서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고요. 무엇보다 운전하는 맛을 느낄 수 있는 모델입니다. 날 것의 느낌, 말초적인 느낌이 살아 있어요. 액셀을 밟으면 RPM이 순간 상승하며 스포츠카 본연의 사나운 모습과 함께 강렬한 엔진 사운드가 연출되는데요. 이럴 때면 온몸에 전율이 흐릅니다. 이러한 차량의 특성이 저의 성격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 

 

그만의 찰스 사랑법

최근 그의 인생에는 또 다른 종류의 터닝 포인트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반려견 찰스와의 만남이죠. 새하얀 흰털, 오목조목 앙증맞은 눈코입이 귀여운 찰스. 태어났을 때부터 귀여움을 한 몸에 받고 자랐을 것 같지만, 알고 보니 사연이 있는 유기견이라고 합니다. 

Q. 찰스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지난 해 11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찰스의 사연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강릉 카페 거리에서 구출한 강아지이고 보호기관에서 임시 보호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보호기관에는 ‘순무’라고 찰스와 같이 구출된 강아지가 한 마리 더 있었습니다. 찰스 딴에는 자기보다 몸집이 작고 약한 순무를 보호해주고 싶었나 봐요. 순무에게 밥도 다 양보하고 물어도 꼼짝하지 않았대요. 이렇게 마음씨 고운 찰스를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어요? 게시글을 보고 ‘이 녀석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와 곧장 강릉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찰스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더라고요. 입양 초기엔 3.9kg였는데 지금은 4.2kg 정도로 몸무게가 늘어났어요.

남궁현 실장과 찰스는 그렇게 가족이 되었습니다. 떠돌이 시절은 잊고 앞으로 윤택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찰스’라는 새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하는데요. 찰스가 나타난 후로 그의 카 라이프엔 변화가 생겼습니다. 주말이면 찰스와 교외 드라이브를 떠나고 내비게이션 목적지 목록에는 애견 카페가 한가득 쌓였죠. 찰스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차량 뒷좌석에는 반려견 전용 카시트가 마련됐는데요. 찰스와 안전하고 행복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Q. 찰스와 만나고 무엇이 달라졌나요?
주말은 온전히 운전을 즐기는 날이었어요.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차를 끌고 팔당 드라이브를 가거나 와이프와 밖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와 쉬는 것이 일과였는데요. 찰스가 나타난 후로 운전의 목적부터 활동 반경까지 전부 찰스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찰스가 없었다면 때맞춰 바뀌는 계절의 아름다움이나 동네의 새로운 모습, 변화는 발견하지 못했을 겁니다. 연예인 배정남 씨가 그러더군요. 사람이 반려견을 위해 무언가를 해준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라고요. 찰스를 만나고 그 말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어요. 사람은 내가 마음을 준 만큼 상대방의 마음을 받길 원하잖아요. 하지만 반려견과의 관계에선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찰스가 저로 인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등가교환식 사랑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져요. 사랑을 주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죠.

Q. 반려견을 위해 자동차를 바꾸는 분들도 있는데요. 만약 차를 바꾼다면, 희망하는 차종은 무엇인가요?
지금의 차에 만족하기에 생각해 둔 넥스트 카는 없습니다. 와이프가 몇 번 제 차를 몰더니 승차감이 별로라며 ‘새 차 살래?’하고 묻더군요. 그때마다 고개를 휘저었을 만큼, 6세대 911만의 감성이 좋습니다. 연식이 오래됐어도 퍼포먼스 면에서 신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고요. 올드해 보일지 몰라도 애착이 가는 모델입니다. 영 타이머가 될 때까지 잘 관리하고 싶어요. 

오늘 준비한 왓츠인마이카 어떠셨나요?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 남궁현 실장에게 감사드리며 왓츠인마이카, 다음 화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