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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CES 2024 혁신상 톺아보기] 누구나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유! 내 손 안의 레이더 ‘비틀(Beetle)’

CES 2024에서 모바일 디바이스, 스마트시티 분야 혁신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HL클레무브의 휴대용 레이더 ‘비틀(Beetle)’! 항공기, 선박은 물론 자동차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도 활용중인 이 레이더가 개인의 안전을 위한 제품으로 그 사용 범위가 확대된 것인데요.

개인용 레이더를 왜 만들게 되었고, 우리의 안전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비틀을 만든 HL클레무브 AD Sensor RnD센터 Advanced Sensor Lab의 이민희 책임연구원(이하 민희)과 성 민 연구원(이하 민)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가 있다

HL클레무브 AD Sensor RnD센터 Advanced Sensor Lab은 타이어싱크, 산업용·로봇용 레이더 등 신제품 개발과 신사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요. 로봇용 레이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크기와 무게를 최소화하고 디자인 요소를 고려하면서 로봇 전용이 아닌 활용 범위 확정에 대해 검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레이더 제품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레이더를 휴대가 가능할 정도의 소형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일상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 결과, 개인이 소지하고 다니며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데 도움을 주는 ‘내 손 안의 레이더’, 비틀이 탄생했습니다.

민희: 개인용 레이더의 활용 범위를 고민하면서 연로하신 부모님과 천방지축 자녀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특히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리는 상황을 자주 목격하면서 차량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누구나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품이 필요하다 생각해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안전을 위한 보조도구로 레이더를 활용하는 것이죠.

이렇게 탄생한 비틀은 사용자와 충돌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차량, 킥보드의 접근 등)를 신속하게 감지해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알림을 보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합니다. 사용자의 사각지대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물체에 대해 다양한 방식(경고음, 진동 등)으로 알림을 제공해 위험을 감지할 수 있게 합니다.

작고 가벼운, 하지만 더 안전한 내 손 안의 레이더

‘주변의 위험을 감지해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낸다’라는 비틀의 원리는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개발 과정에서는 많은 고민과 고려사항들이 있었습니다. ‘휴대용 레이더’에 맞게 제품의 크기와 무게,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갖추되 사용성과 기능도 뒤처지지 않아야 했기 때문인데요. HL클레무브는 ‘휴대는 쉽게, 레이더의 성능은 100%’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했습니다.

HL클레무브는 우선 비틀의 핵심 컨셉인 ‘휴대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어디서든 비틀을 쉽게 휴대할 수 있도록 에어팟 케이스나 갤럭시 버즈 케이스 정도의 작은 크기(48*48*26㎜)와 채 50g이 되지 않는 가벼운 무게로 설계했습니다. 여기에 자전거나 휠체어를 비롯한 다양한 탈것에도 비틀을 쉽게 장착할 수 있게 별도의 거치대도 함께 구상했습니다. 여기에 블루투스 통신, USB-C타입과 무선 충전 지원 등 실생활에서의 사용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도 추가해 번거로움을 없앴습니다.

레이더가 오경보를 울리지 않도록 비틀의 알고리즘도 신경 썼습니다. 감지 대상의 거리와 이동 속도를 기반으로 위험성을 판단해 우선순위를 할당하고, 필터링을 통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주변 사람과 위험요소를 분별합니다. HL클레무브는 다양한 유스케이스(Use case) 검증을 통해 비틀 경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민희: 제품의 성능은 물론, 블루투스 통신이나 무선 충전 등 다양한 기능을 넣다 보니 하드웨어 설계와 기구설계를 병행해야 했습니다. 특히 레이더 제품의 특성 상 PCB(인쇄회로기판), 기구 설계가 변경되면 레이더 성능에 차이가 발생하거든요. 이런 부분을 모두 고려해 비틀을 설계했습니다. 그래서 비틀이 처음 제대로 작동했을 때 매우 짜릿했어요. 제품의 강건성이나 전자파 규격 만족 등은 이후에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니까요. 가장 중요한 핵심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는 걸 확인했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민: 비틀은 일반 차량용 레이더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 눈으로 제품을 확인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디자인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는데요. 정말 수많은 디자인으로 제품을 설계했고, 이 과정에서 기구 설계를 담당해 주신 김창원 책임님이 많은 고생을 하셨어요. 최종 디자인으로 설계한 제품의 목업을 제 눈으로 확인했을 때 ‘진짜 휴대용 레이더다’라고 실감했습니다.

제품을 완성했으니, 이제 이름을 붙여야겠죠? 휴대용 레이더는 남녀노소 누구나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친숙한 이름이 필요했는데요. HL클레무브는 여러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외형이 딱정벌레와 닮았다는 점을 들어 ‘비틀(Beetle)’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민: 휴대용 레이더를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준비하다 보니, 어렵고 낯선 이름은 지양하고 싶었어요. 익숙하고 친숙한 이름을 찾기 위해서 챗GPT까지 쓰면서 여러 이름을 고민했습니다(웃음). 결국 동글동글한 귀여운 외형에서 ‘비틀’이라는 이름을 따 왔는데, 부르기도 쉽고 잘 어울리는 이름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비틀은 언제쯤 우리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HL클레무브는 비틀이 상용화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 비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소형 제품이라면 피할 수 없는 충전과 배터리 문제가 있습니다. HL클레무브는 제한된 배터리 용량 안에서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요. 이동 중 물체 감지부터 발생하는 이벤트별로 알림을 어떤 식으로 보낼 지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배터리 사용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동작 시나리오에 대한 검증을 진행, 배터리 효율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또한 소형의 휴대용 제품이기 때문에 분실이나 도난의 위험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HL클레무브는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판매중인 다양한 웨어러블 장치에 대한 선행 특허 분석과 벤치마킹을 진행, 이를 반영해 제품을 보완할 계획입니다.

일상 속 혁신을 꿈꾸며

비틀이 상용화되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요? 가장 먼저 모터사이클, 자전거를 비롯해 어린이나 노약자, 휠체어 이용자와 같은 이동약자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HL클레무브는 이러한 위험 알림을 통해 사고율이 절감될 수 있기를 바라며 비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안,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 실내외를 막론하고 레이더의 감지 능력이 필요한 분야라면 어디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또한 카메라에 의한 사생활 노출을 우려하는 이들에게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틀은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는데요. 재작년 HL클레무브가 출범한 후 HL클레무브라는 이름으로 받는 첫 CES 혁신상인만큼 팀원들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합니다.

민: HL클레무브 최초로 CES 혁신상을 수상하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이번 수상은 CTO 강형진 부사장님과 한윤기 팀장님을 비롯한 ASL팀원들의 열정과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이번 수상에 힘입어 앞으로도 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민희: ‘휴대용 레이더’라는 새로운 제품을 통해 CES 혁신상을 수상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이번 수상을 발판으로 새로운 제품이 양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제품 개발에 함께한 13명의 팀 동료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지금까지 ‘내 손 안의 레이더’, 비틀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자동차나 비행기 등 교통·운송수단에 활용되는 고가의 장비라고만 생각했던 레이더가 우리의 일상 속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단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해 준 비틀! 비틀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