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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왓츠인마이카 #22] 지구상 마지막 머슬카를 타는 자율주행 연구원

모빌리티는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그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왓츠인마이카. 이동의 변화가 가져온 현대인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봅니다.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다

자율주행이 보급되고 있고, 주차를 대신해주는 로봇 ‘파키(Parkie)’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지금. 자동차의 각종 첨단 기능들이 운전자의 운행을 편하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런 첨단 기능을 연구하는 연구원은 어떤 차를 탈까요? 자율주행 연구원, HL클레무브 AD SW 1팀 차종현 연구원의 왓츠인마이카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죠.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HL클레무브 AD SW 1팀의 차종현 연구원입니다. 저희 팀은 자율주행과 관련하여 전방충돌 방지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데요. 특히 주변 차량 중 위험한 차량을 감지하는 타깃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센서 팀에서 주변 차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저희 팀이 그중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차를 타깃해서 체크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미국 감성의 끝판왕, 머스탱 5.5세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는 만큼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차량을 탈 것 같지만, 차종현 연구원의 차량은 클래식한 미국 감성의 끝판왕, 머스탱 5.5세대 2012년식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머슬카 중 하나로 머스탱 중에서도 마지막 머슬카다운 디자인으로 유명합니다. 클래식한 디자인 덕분에 여러 뮤직비디오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머슬카: 고출력을 내는 고성능 자동차를 가리키는 용어. ‘근육질의 자동차’, ‘힘센 자동차’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알 수 있듯 힘을 중요시하는 가장 미국적인 차량.

Q. 머스탱 5.5세대를 구입하게 된 이유는?
어렸을 때 주차장에 있던 머스탱을 보고 반한 이후 계속 머스탱을 갖고 싶었습니다. 어릴 적 드림카라고 할까요? 특히 디자인에 빠졌어요. 5.5세대 머스탱이 머스탱스럽게 나온 마지막 디자인이라 구하기 어렵더라도 기다려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Q. 1년 동안 차를 구하러 다니셨다고요?
네(웃음). 정말 1년 정도를 매일같이 매물 나온 게 있나 찾아봤습니다. 매물도 적을뿐더러 있더라도 하자가 많은 차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차가 매물로 나온 것을 보고 바로 연락해서 구매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때 당시 하루에만 3명이 구매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그도 그럴 것이 머스탱 5.5세대는 동호회 사이에서 국내에 100대도 남지 않은 차량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희귀한 차량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이 차만 지나가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진다고 하는데요. 희귀 차량을 보유한 만큼, 본의 아니게 갖게 된 수집품이 있습니다.

Q. 자동차 부품을 모으신다고 들었습니다.
맞아요, 지금도 보시면 트렁크에 있는 대부분이 자동차 부품입니다(웃음). 머스탱 5.5세대는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어서 일단 보이면 미리 사놓거든요. 보일 때마다 바로바로 사놓는 편입니다. 중고로 부품이 올라올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동호회 분들이 알려주세요. 하하하.

자동차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클래식 카

2012년식 머스탱 5.5세대는 외관만큼이나 차량 내부 역시 고전적입니다. 때문에 주행 시 첨단 기능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죠. 불편할 법도 한데 그럼에도 머스탱이 좋은 건, 자동차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차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Q.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는 차가 아니라서 불편한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사실 오래된 차이다 보니 고질병도 많습니다. 참고 타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제가 차에 핸드폰 거치대는 꼭 구비해 놓거든요. 차에 옵션으로 있는 내비게이션이 워낙 오래돼서 업데이트가 안 돼요. 그래서 핸드폰으로 봐야 되니까요(웃음). 그런데, 그게 머스탱의 매력인 것 같아요. 오직 차라는 것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요. 

Q. 그럼 관리를 꽤나 잘해줘야 되겠어요.
제가 머스탱을 산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정비소만 10번은 간 것 같아요. 관리를 잘하고 싶어서요. 그런데 갈 때마다 정비사 분들이 오일류를 자주 바꿔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 역시 오일 관리를 잘해주고 있습니다. 그 외에 특이한 현상이 생기면 동호회에 물어보거나 정비소를 찾아가 보기도 하고요. 간단한 부품 교체 같은 건 제가 직접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차종현 연구원은 현재 덕업일치 중입니다. 차를 좋아하는 동료들이 많은 팀에서 함께 세차를 다니며 차 관리 비법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동료분들과 함께 세차를 다니신다고요?
세차를 잘 알고 잘 아시는 동료분들과 함께 세차를 가는데요, 덕분에 제가 많이 물어보면서 하는 편입니다. 저는 마무리에 꼭 왁스를 열심히 바르는 걸 신경 쓰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가는 것 같아요.

나는 레트로 컬렉터입니다

첨단 모빌리티와 밀접한 직업을 갖고 있어 취미 역시 첨단을 달릴 것 같지만, 의외로 차종현 연구원의 취미는 레트로 용품 수집이라고 합니다.

Q. 취미로 레트로 용품들을 수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레트로 게임기나 키보드, 마우스 등을 모았습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레트로 용품을 보게 됐는데 보는 순간 ‘가지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사기 시작해서 어느새 제법 모으게 됐죠.

Q. 레트로 용품도 그렇고, 머스탱 5.5세대도 그렇고. 레트로한 것들을 좋아하시나 봐요.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하하하. 저를 아는 지인분들은 저한테 왜 안 좋은 물건을 굳이 사서 모으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제 못 구하는 것에 대한 향수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볼 때마다 욕심이 생겼어요. 물론 머스탱은 어린 시절 저의 드림카이기도 했고요.

 

지금의 머스탱 차량이 멈출 때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차종현 연구원. 그에게 머스탱은 그저 ‘타고 다니기 위한’ 차량이 아닌, ‘애정이 듬뿍 담긴’ 애장품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마지막으로 차종현 연구원에게 머슬카의 매력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Q. 머슬카의 매력은 뭔가요?
투박한 디자인과 그에 어울리는 고배기량 엔진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배기량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음을 들으면서 달릴 때 머스탱을 사기 잘했다고 매번 느낍니다.

자율주행을 연구하지만 차량만큼은 고전적인 차량을 사랑하는 차종현 연구원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귀한 차량을 선뜻 공개해 준 차종현 연구원께 감사드리며 왓츠인마이카는 다음 화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