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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모두의 안전'을 위한 여정, HL만도 윈터테스트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작은 결함이나 오류가 큰 사고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HL만도는 모든 기능과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Safety First’라는 철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윈터테스트는 극한의 환경조건 속에서도 자동차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차량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진행하는 HL만도의 중요한 안전 검증 프로젝트입니다. 혹한지의 눈길, 빙판길 등 가혹한 환경조건에서 자동차부품이 제 역할을 다 하는지 성능을 시험하고 고객의 승인(Sign off)을 받습니다.

HL만도의 윈터테스트는 자동차 기업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요. 그렇다면 HL만도는 왜, 어떻게 윈터테스트를 진행하게 되었을까요?

국내 최초 윈터테스트, 36년의 역사를 쓰다

HL만도 윈터테스트의 역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웨덴의 작은 시골 마을 아르예플로그에서 단 4대의 시험차와 십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한 소규모 테스트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5년이 지난 1994년 단독 윈터테스트를 개최하며 오랜 여정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이는 국내 자동차 사 중 최초의 시도로, 당시 매출이 2천억원 내외에 불과했던 HL만도가 약 600억원을 윈터테스트에 투자한다는 것은 무모하다고 할 만큼 과감한 시도였습니다.

지난 36년간 누적 연구인력 3,149명, 테스트 차량 2,549대. 장소는 아르예플로그를 포함, 중국 흑하, 미국 미시간주 킨로스, 뉴질랜드 와나카 전세계 4곳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145명의 인원이 3개 도시에서 IDB2, RWS, EMB, SbW 등 자동차 전장제품에 대한 성능 테스트와 선행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이 투자의 효과와 가치가 드러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HL만도는 윈터테스트를 통해 1999년 주행안전장치 ABS(Anti-lock Brake System)를 전세계 4번째로 독자 개발 하는데 성공했으며,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TCS(Traction Control System) 등 눈부신 개발 성과를 거두며 성공적인 투자였음을 입증했습니다. 현재 이곳은 HL만도가 가진 기술력을 검증하는 시험의 장이자 글로벌 OEM 고객사들을 초청해 윈터 라이드 세션(Demo)을 진행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로써 윈터테스트는 명실상부 국내 자동차 전장부품 시대를 연 '혁신의 산실'이자, '모두의 안전' 실현시킨 HL만도 기술의 심장부가 되었습니다.

HL만도는 왜 이런 극한의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일까요?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조건에서 제대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차량 검증과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지만, 보다 안전한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극한의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인데요. 극강의 저온과 다양한 지형을 갖춘 테스트 트랙의 저마찰 노면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는지, 세부적인 결함은 없는지를 점검합니다. 

윈터테스트장에서의 실차 검증은 각 기능에 대한 고객의 요구사항 및 성능 개발에 대한 검증과 함께 악의적인 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평가하는 강건화 검증을 진행합니다. 주로 페일세이프(Failsafe, 이중 안전)를 비롯한 결함 조건에서의 안전장치 작동 검증, 과거 개발 단계나 양산 단계에서 발생했던 품질 이슈에 대한 검증 등이 진행되는데요. 연구원들은 윈터테스트 기간 동안 양산 개발/검증은 물론, 선행 개발 기능에 대해 책임감 있는 검증을 수행합니다.

막내 연구원들의 좌충우돌 윈터테스트 적응기

지난 1월 17일부터 2월 29일까지 약 7주정도 스웨덴 아르예플로그에 파견되어 윈터테스트를 진행한 HL만도의 연구원들을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변한길 연구원과 서상민 연구원 모두 지난해에 입사한 신입사원인데요. 입사 1년만에 스웨덴으로 향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작년 초에 입사한 풋풋한 신입사원인 두 사람이 입사 1년만에 스웨덴으로 날아가게 된 데에는 각 팀의 팀장님들의 소신이 한 몫을 했다는데요.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울 때 업무 역량의 ‘퀀텀 점프’를 이룰 수 있다는 각자의 팀장님의 뜻이 있었고, 두 막내 연구원이 윈터테스트 현장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상민: 윈터테스트에 가기 전에 파트장님께서 “윈터테스트에 가면 회사에서 1년동안 배울 걸 한달만에 배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어차피 아무것도 모를 때 가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요(웃음). 아직 서툴고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이 부족했던 제게 이번 파견 정말 큰 힘이 됐어요.

한길: 제가 지난해 1월에 입사했는데, 당시 저희 팀원 대부분이 윈터테스트에 가 계셨어요. 자연스럽게 ‘나도 언젠가 윈터테스트에 가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올해 정말 스웨덴에 가기로 결정 되었을 때 팀장님께서 "신입사원이 가면 멘탈도, 역량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게 생각나요. 그 말은 사실이 됐죠.

스웨덴 Colmis HL만도 섹션

실제로 두 연구원 모두 윈터테스트 기간 동안 많은 성장을 이뤘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한길: 스웨덴에 가기 전에 새로운 환경에서 ‘1인분’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사전 준비를 꼼꼼히 했습니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전 연습도 엄청 열심히 했어요(웃음). 나름 열심히 준비했지만 운전 실수로 사고가 날 뻔하는 등 수 많은 변수가 수시로 발생해 검증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함께 간 선배 연구원들이 곁에 있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상민: 윈터테스트에서는 연구원들 모두 오로지 개발과 검증에 몰두합니다. 각자의 업무로 모두 바쁘기 때문에 제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매번 도움을 구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때문에 문제 상황이 생기면 스스로 부딪혀 답을 찾으며 해결해야 했죠. 오히려 이 덕분에 단기간에 업무 프로세스부터 로직에 대한 이해, 회사 생활 등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한 두 연구원은 윈터테스트가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는데요. 윈터테스트 현장에는 다양한 해외 차종이 투입되기 때문에 평소 접하기 힘든 해외 차량의 부품 성능을 비교해 보고, 출시 전 신차도 직접 테스트 해 볼 수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7주간의 윈터테스트. 두 사람에게는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두 연구원 모두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상민: 자동차가 좋아 HL만도에 입사했지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 평소 차량을 직접 다루는 경우가 많지 않았어요. 종종 '내가 자동차 엔지니어가 맞나' 싶은적도 있죠. 하지만 이번 윈터테스트에서 수많은 차량을 다루며 ‘내가 정말 자동차 엔지니어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 일에 대한 자부심도 한층 강해졌습니다. 

한길: 이번 스웨덴에서의 여정으로 가혹한 환경에서 차량 검증이 왜 중요한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하는 검증 업무에 더욱 자부심을 얻을 수 있었어요. 또 쉽지 않은 조건에서도 동료들이 어려운 고비마다 주저하지 않고 서로를 돕는 모습을 보며 감동과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윈터테스트의 막내 연구원이었던 두 사람. 미래에 윈터테스트를 떠나게 될 후배 연구원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며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상민: 윈터테스트 현장에서는 한 사람이 하나의 기능을 담당하고, 또 1인분을 완벽하게 해 내야만 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맡은 이 기능이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는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죠.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는 데에만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거든요.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문제를 맞닥뜨리니 쉽지 않더라고요. 저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 후배가 될 분들은 철저히 준비해서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길: 윈터테스트는 나와 회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평소와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일하면서 업무 역량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200%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 선배 연구원들을 보며 10년, 20년 뒤의 제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어요. 윈터테스트 파견 기회가 온다면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놀라움과 감동이 다 있는 HL만도의 윈터테스트 이야기, 어떠셨나요? 36년의 역사만큼 윈터테스트에 대해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는데요. 다음에는 겨울 눈보라를 뚫고 온 연구원들의 더욱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스웨덴의 아름다운 오로라와 새하얀 설경이 궁금하다면 HL Mobility Labs와 함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