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선행 연구를 위한 Technology Innovation Center(이하 TI센터)를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TI센터를 이끄는 수장으로 최재범 센터장님을 임명했는데요. 2007년 HL만도시절부터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운전자 지원 시스템) 선행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18년간 ADAS와 자율주행 시스템 양산 업무를 이어 온 최 센터장님과 함께 TI센터가 어떤 일을 하는지, HL클레무브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자율주행의 혁신을 이끌 새 얼굴
Technology Innovation센터는 올해 3월 새롭게 구성된 조직인데요. HL클레무브는 양산과 선행개발을 한 번에 담당하던 기존의 AD SW R&D 센터를 개편, 자율주행기술 선행개발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TI센터를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Q. TI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TI센터는 크게 두 가지를 담당하고 있어요. 먼저 HL클레무브가 보유한 제품과 기술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있고요. 다음으로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 개발한 내용의 시장성과 양산성을 검증해 상용화를 촉진하는 등 회사의 혁신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TI센터는 선행 연구를 수행한다는 의미에서 모든 팀을 ‘랩(Laboratory)’으로 명명하고 있는데요. 최 센터장님을 필두로 총 4개의 랩으로 구성, 약 60여명의 구성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구성원이 석·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화 인력인 ‘어벤져스’라고도 할 수 있죠.
우리 TI센터는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경험이 많고 전문 지식이 풍부한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자부합니다.
TI센터는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조직인 만큼 전문성을 키우고 시장/기술 트렌드 흐름을 잘 파악하면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내야 하는데요. 최 센터장님은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매주 TI센터의 구성원 누구나 참여해 대화할 수 있는 ‘테크토크 미팅’을 열고 다양한 주제로 구성원들과 토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신규 입사자와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멘토링 프로그램은 신규 입사자가 멘토가 되고, 기존 구성원들이 멘티가 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리버스 멘토링이 가능한 데에는 TI센터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석·박사 이상의 전문가이기에 가능한 일이죠.
리버스 멘토링은 신규 인원들이 멘토가 되어 발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대부분 대학원이나 연구실에서 본인들이 수행했던 과제에 대해 발표하는데, 최신의 학술정보와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어요, 또 직전까지 회사 밖에 있던 이들은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를 배울 수 있어 새로운 시각이 열리기도 합니다.
HL클레무브의 시선은 항상 미래에 있다
현재에 안주하는 순간, 미래에는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트렌드를 쫓는 것을 넘어 트렌드를 이끌고,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는 것은 기업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인데요, 자동차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율주행’이라는 단어가 우리 일상에서 들려온 것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HL클레무브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해 왔다면, 믿어 지시나요?
해외 선진 자동차 부품사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자율주행 관련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선점해왔어요. HL클레무브는 2004년부터 자율주행 시스템 선행기술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사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처음에는 헬라의 라이다 센서 등을 가지고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적극적인 R&D 투자와 국내외 최고 수준의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레이다 개발은 물론 카메라, DCU(Domain Control Unit) 등 다양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최초로 양산한 경험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지난해에는 고성능 AP(Application Processor)가 장착된 주차 제어기 양산을 시작으로 4세대 레이다 및 5세대 카메라 양산도 진행하고 있고요. 또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새틀라이트 센서(Satellite Sensor) 및 고성능 신호처리 로직 개발, CCU 및 Zone ECU 개발, SaaP(Software as a Product) 사업 검토 등을 추진하면서 지속적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지난 수십년 간의 흐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데요. HL클레무브는 이번에도 한발짝 먼저 나섰습니다. 바로 하만(HARMAN)과 중앙집중형 플랫폼(센트럴 컴퓨트 플랫폼, Central Compute Platform)파트너십을 통해 SDV시대를 맞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 것!
Q. 최근 몇 년간 ‘SDV’라는 키워드가 자동차 시장을 관통하고 있어요. HL클레무브는 SDV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와 지능화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하드웨어는 표준화·모듈화 되고, OS를 포함한 미들웨어를 기준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는 SDV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동차는 중앙집중형 아키텍처로 전환되면서 제어기의 개수가 대폭 축소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반도체 업체들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동시에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및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어요.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에코시스템이 급변하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 속에서 자동차 산업 생태계 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HL클레무브와 같은 티어1 기업(1차 공급업체) 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가 되었습니다.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Full-Stack 솔루션을 확보해 티어 0.5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해 차별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센서 및 제어기 플랫폼 개발, 통합 시스템 및 SaaP(Software as a Product) 비즈니스 확장, 신제품·신기술 투자 강화, 양질의 인력 확보 및 조직문화 개선 등 내부 역량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며, SDV 시대에 최적화된 전략을 전개해 나가고 있어요.
Q. CES2025에서 발표한 하만과의 파트너십은 SDV 시장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이번 하만과의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 파트너십은 SDV 시대로 가는 HL클레무브에게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SDV 시대에는 차량에 여러 기능이 통합되고 스마트폰처럼 OTA(Over-the-Air)를 통해 기능과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며, 운전자는 차량을 이용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사용자 경험과 가치를 누릴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수백 개의 ECU가 탑재된 기존의 분산형 E/E 아키텍처는 한계가 있기에 중앙집중형 E/E 아키텍처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해요. 그리고 이에 따라 생태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죠. 이런 환경에 대응하려면 다양한 도메인 간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한 회사가 모든 기술을 갖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HL클레무브처럼 ADAS에 특화된 기업의 경우에는 도메인 통합이 진행될 때 타 분야와의 협력이 필요하죠. 하만과의 파트너십은 그런 의미에서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하만과의 협업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하만과 HL클레무브는 SDV시대에 최적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IVI(In-Vehicle Infotainment)와 ADAS의 결합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포테인먼트, 콕핏 및 카 오디오 시장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하만과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전문 기업인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거예요. 또한, 향후 비즈니스 차원에서 서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Q. 앞으로 HL클레무브와 하만은 어떤 일을 함께 할 예정인가요?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는데 있어 하만이 혁신적인 차량 내 경험을, HL클레무브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예요. 지금은 Phase 2를 기획하는 단계로, 시장 요구에 맞는 CCP를 공동 개발하고 여기에 최신 콕핏 기능 및 레벨 2+ 자율주행/주차 기능을 통합하는 것에 대해 협의중입니다. 약 1년 6개월 일정으로 상용화에 근접한 CCP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자율주행이 나아갈 길을 찾아
이제 HL클레무브는 더 먼 미래를 향해 걸음을 뗍니다. 자율주행 시장의 혁신 기술을 선도하고 세계로 뻗어가기 위한 방향키를 잡은 채로 말입니다.
자율주행은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거예요. 인공지능, 특히 딥러닝의 발전이 이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죠. 올해 CES에서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도 기조연설에서 Physical AI를 언급하며 자율주행과 로봇을 대표 사례로 꼽았습니다. 가트너(Gartner)의 AI 관련 Hype Cycle을 살펴봐도, 자율주행은 초기 IT 및 빅테크 기업에서 촉발된 거품이 수그러들고 환멸의 계곡 단계를 지나 2024년에 드디어 깨우침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요. TESLA, Waymo,
화웨이, XPENG과 같은 중국 기업들이 선두에 있으며 향후 지속적이 투자를 통해서 생산성의 안정기까지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에 개발된 기술의 안전성과 품질을 철저히 검증하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니까요. 빠르게 성장하는 자율주행 시장에서도 ‘완전 자율주행’이 아직 실현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Q. 일상에서 LV5 자율주행을 만나려면 좀 더 기다려야겠네요.
LV5 자율주행은 안전성과 같은 기술적 난제 외에도 높은 제작 비용으로 인한 사업성 문제, 법적 규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충돌 등으로 단기간 내 상용화되기는 어려워요. 오히려 자동차 제조사들은 사고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운전자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LV2+ 시스템을 딥러닝 기반의 End-to-End AI 기술을 활용해 확대해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자율주행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아직은 견고하지 못한데요.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안전성을 검증하는 등 시스템의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노력은 가장 기본이고요. HL클레무브는 여기에 ISO26262나 SOTIF와 같은 표준화된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강화하여 시스템의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율주행 차량의 커넥티드 기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공격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 또한 강화하고 있고요.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이라는 것은 시스템을 일종의 운전자로 정의할 수 있기에 새로운 법적 대응책 및 규제 개선이 필요하고 일반 운전자에게 기술의 한계와 능력에 대해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명확하고 솔직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서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대중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자율주행의 미래를 결정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최 센터장님과 함께 HL클레무브가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는데요. 카메라를 비롯한 각종 센서들이 차량에 장착되고 AEB, 크루즈 컨트롤, 주차 보조 기능 등 ADAS 기능이 어느새 우리의 운전 생활에 당연하게 스며든 것처럼 또 어떤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킬지 기대됩니다. 앞으로 HL클레무브가 선보일 미래 기술에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