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시장의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바로 ‘SDV(Software Defined Vehicle)’입니다. 자동차의 경쟁력이 소프트웨어로 옮겨오고 있는 것이죠. 각종 부품들이 전장화되고, 자율주행/ADAS 등 다양한 기술이 탑재되면서 차량용 SW도 복잡해졌고, 자동차에 점점 더 많은 ECU가 탑재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더 고도화된 SW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SW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 미들웨어의 중요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차량용 미들웨어가 어떤 것인지, 왜 주목받고 있는지 알려드려요.
차량용 미들웨어, SDV 시대를 맞이할 튼튼한 초석
미들웨어는 양쪽을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통신)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합니다. SW와 SW 사이를 연결할 수도 있고, SW와 HW를 연결할 수도 있죠. 앞서 말했듯 최근의 자동차는 더 많은 SW 기능을 요구하고 있고, 이를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들웨어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간단한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무더운 여름, 집을 나서면서 스마트폰 디지털 키로 차량 문을 열고 에어컨을 미리 틀어두는 상황을 떠올려봅시다. 먼저 스마트폰에서 자동차로 사용자가 원하는 동작을 수행하라는 신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통신 미들웨어와 보안 미들웨어가 작동합니다. 이후 문을 열고 에어컨을 작동시키는 명령이 차량의 게이트웨이 ECU에 도달하고, 이 ECU가 각 기능별 ECU(도어, 에어컨)로 명령을 전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명령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어느 ECU로 요청이 가는 지를 미들웨어가 관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에어컨 세기, 설정 온도 조절 등을 조율하고 문이 열리는 데에도 필요한 명령들을 미들웨어가 관리하는 것이죠. 이렇게 사용자의 명령이 잘 수행되었다는 정보를 스마트폰에 다시 띄우는 데에도 역시 통신 미들웨어를 통해야 합니다.
이렇게 전장 부품들을 제대로 작동시키고, ADAS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를 모아서 처리하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구동되는 과정에서 오가는 수많은 통신들을 잘 조율하고 표준화하는 것이 바로 미들웨어의 역할인데요. 미들웨어의 역할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동차에는 다양한 운영체제와 제조사, 통신 방식을 사용하는 수십에서 수백 개의 ECU와 센서,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어 있는데요, 미들웨어는 단순히 이들 간의 통신만 가능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차량 전체의 소프트웨어 구조가 안정적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각 시스템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연결하고 조율하는 것 또한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때문에 미들웨어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차량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신뢰성, 실시간성, 보안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미들웨어의 구축이 불안정하다면 시스템 간의 충돌과 같은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차량의 주행 안정성은 물론 운전자의 안전과 운전 편의 등 여러 영역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특히 자율주행/ADAS 기능과 같이 수 밀리초(㎳) 단위의 실시간 응답이 요구되는 시스템에서는 단 1초의 지연이나 오류도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 따라서 미들웨어를 최적화한다는 것은 곧 데이터 전달이 지연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자원의 효율성 향상과 시스템 안정성까지 동시에 확보한다는 것입니다.
Case Study_자동차 속 '보이지 않는 조력자' 이야기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가 바로 멈추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센서가 보낸 정보를 미들웨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떠올리기도 싫을 만큼 위험한 결과를 우리는 쉽게 그릴 수 있는데요. 미들웨어가 제대로 최적화되지 않으면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때문에 자율주행,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처럼 민감한 제어를 다루는 기능일수록 미들웨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기능 하나 바꾸려 했을 뿐인데, 시스템 전체를 뜯어고쳐야 한다고요?"
자동차는 점점 더 스마트폰처럼 진화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OTA(무선 업데이트)로 추가하거나, 이미 있는 기능을 쉽게 바꾸고 있죠. 그런데 미들웨어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단순히 버튼 하나 바꾸는 일에도 전체 시스템을 고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요. 결국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고, 문제가 생기기 쉬운 구조가 됩니다.
“미들웨어가 뚫리면 해커가 내 차를 조종한다고?”
보안을 담당하는 미들웨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안 미들웨어가 허술하면 해커가 자동차에 연결된 앱이나 인터넷을 통해 침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개인 정보 유출은 물론 차량 기능을 마비시키는 공격도 가능해집니다.
“자동차의 ‘무대 뒤 스태프’ - 바로 미들웨어입니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은 미들웨어를 만들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반복합니다. ‘정보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새로운 부품이 생겨도 쉽게 연결할 수 있을까?’, ‘누군가 몰래 침입하지는 않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바로 ‘최적화된 미들웨어’입니다. 조용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존재. 미들웨어는 무대 뒤에서 공연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스태프와 같습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이들이 없으면 공연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SDV 시대에 접어들면서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와 Zone Controller로 자동차 시스템 통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각종 SW와 수십개의 ECU를 통합하는데 있어 실시간성, 리소스 안정성, 보안 등이 제대로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면 큰 사고 혹은 리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HL클레무브 오남규 책임연구원
차량 구조가 더욱 복잡해지는 지금, 미들웨어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자동차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조, 성능, 확장성, 보안성에 이르기까지 미들웨어의 기능을 잘 나눠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복잡한 시스템 구조 속에서 각각의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동작하도록 연결하고, 기능 추가나 업데이트 시에도 기존 시스템을 건드리지 않고 연결할 수 있는 유연한 설계까지 모두 고려되어야 합니다.
차량용 미들웨어 플랫폼
안정적인 미들웨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가 필요한데요. 미들웨어 플랫폼이 그 기반이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오토사(AUTOSAR)’가 있는데요. 오토사는 ECU 소프트웨어를 모듈화하고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제안된 표준으로,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직무위키] 모빌리티의 미래, SW에 주목! 모빌리티 회사 개발자들은 어떻게 일할까?
소프트웨어,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에 서다 모빌리티 트렌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텐데요. SDV는 Software Defined Vehicle의 준말로 ‘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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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사는 Classic Platform과 Adaptive Platform으로 구성되는데요. Classic은 브레이크와 같은 제어기 기반의 시스템에, Adaptive는 자율주행이나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기능에 주로 이용됩니다. 오토사를 사용하면 다양한 부품 간의 호환성과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수많은 차량 SW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차량 미들웨어의 미래
차량용 미들웨어는 이제 단순한 연결 도구를 넘어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토사와 같은 미들웨어 플랫폼이 고도화되고 있고, 기업들은 SW 역량 강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죠.
특히 클라우드와 SOA(Service-Oriented Architecture), OTA(Over-The-Air)는 미들웨어 시장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볼까요?
차량 내부에서 수집된 주행 정보, 센서 데이터 등을 클라우드를 통해 전송하여 차량의 현재 상태를 분석하거나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SOA(Service-Oriented Architecture) 구조를 적용하면 모든 기능을 앱(서비스)처럼 필요할 때마다 켜고 끄면서 업데이트할 수 있기에 다양한 SW 기능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구조를 채택하면 OTA(Over-The-Air)로 서비스센터 입고 없이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차량의 기능을 업데이트하거나 보안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Multi OS, 가상화 기술, 보안 등 여러 영역에서도 미들웨어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이제 미들웨어 개발자는 차량의 전체 아키텍처에 대한 이해는 물론 클라우드 연동,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폭 넓은 분야에 대한 이해와 역량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SDV 시대에서는 통합과 표준화(Standardization)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즉, 빠른 개발 속도와 안전 규제 준수를 모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인데, DevOps (CI/CD/CT) 환경 구축과 실효성하여 개발 속도를 높이고, 표준 동향 (안전, 보안 등) 파악을 통해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꾸준히 모니터링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HL클레무브 오남규 책임연구원
“미들웨어 개발자라면 단순한 소프트웨어 구현을 넘어서, 차량 전체 전자 아키텍처 및 인터페이스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즉, ECU 간 네트워크 구조(CAN, Ethernet 등), 기능 안전(ISO 26262), Classic AUTOSAR와 Adaptive AUTOSAR 구조에 대해 꼭 알아야 합니다. 또한 차량용 시스템에서 주로 사용되는 운영체제인 리눅스 및 RTOS (Real Time Operating System)에 대한 경험도 도움이 됩니다.”
HL만도 조용현 연구원
지금까지 차량용 미들웨어에 대해 공부해보았는데요. 어떤가요? 미들웨어에 대해 이제 조금 감이 잡히나요? SDV 시대로 향하는 여정 속에서 자동차 시스템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숨은 조력자, 미들웨어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지 지켜봐 주세요!
또 다른 궁금한 자동차 기술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HL Mobility Labs가 알려드릴게요!
자문 및 감수
HL클레무브 Platform SW1팀 오남규 책임연구원
HL만도 Platform SW 오태인 책임연구원, M2MCx팀 조용현 연구원
HL로보틱스 Robot SW2 신민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