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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레이싱 게임, 얼마나 알고 있니?

레이싱 게임, 얼마나 알고 있니?

게임을 단순한 오락거리로 생각한다면, 오산! 오늘날 게임은 현실과 가상을 잇는 새로운 통로입니다. 현실의 모습을 가상 세계에 그대로 투영한 게임은 시공간의 제약을 허뭅니다. 대표적인 것이 레이싱 게임이죠.

심 레이싱(Sim Racing)*이라고 불리는 레이싱 게임은 물리 엔진**을 통해 현실의 물리 법칙을 가상 세계에 똑같이 재현합니다. 이를 통해 현실 모터스포츠처럼 정교하고 사실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데요. 게임이지만, 실제 전문 드라이버 수준에 버금가는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됩니다.

*심 레이싱(Sim Racing): 시뮬레이션 레이싱의 약자. 실제에 가까운 물리엔진을 적용하여 사실감 넘치는 운전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의미

**물리엔진: 게임 공간을 구성하는 물체들이 실제 세계의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이도록 처리해 주는 프로그램

그렇기 때문에 프로 레이서들도 레이싱 게임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F1 프로 레이서들은 비시즌이 되면 ‘아이 레이싱’ 등 게임으로 훈련을 실시합니다. 가상 레이스를 통해 주행 감각을 유지하고 다양한 서킷(circuit)* 상황에 적응하는 것인데요. 게임에서 나아가 실전 훈련도 가능한 레이싱 게임! 그 활용의 끝은 어디까지일까요? 오늘은 다양한 역할로 주목받는 레이싱 게임에 대해 알아봅니다.

*서킷(circuit): 레이싱이 진행되는 도로

 

정식 모터스포츠 심 레이싱

정식 모터스포츠 심 레이싱 
대한자동차경주협회 
- 정식 선수 자격 부여(디지털 드라이버 라이선스 발급)
- 대회 및 선수 기록 공인
- 국가대표 선발 추진 
- 디지털 모터스포츠 가이드라인 확립

게임만 잘해도 프로 레이서로 데뷔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Yes’입니다. 지난해, 대한자동차경주협회는 ‘디지털 모터스포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심 레이싱을 정식 모터스포츠로 인정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심 레이싱이 모터스포츠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F1 그랑프리를 주관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은 2019년부터 심 레이싱 대회를 직접 개최하고 있습니다. 또한 FIA 산하 70여 회원국의 모터스포츠 단체는 심 레이싱을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죠.

코로나19 확산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진행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일정 연기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일부 주관사는 이벤트성 심 레이싱 대회를 개최하였는데요. 시청자의 열띤 호응과 높은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정식 종목으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협회의 인정으로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e슈퍼레이스, 현대 N e-페스티벌 등 심 레이싱 시뮬레이션 경기 및 참가 선수의 기록이 공인되고, 선수와 대회는 모터스포츠 주관단체의 지원과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국가대표 선발도 추진됩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최하는 FIA 모터스포츠 게임즈 디지털 종목 및 FIA 온라인 챔피언십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하게 됩니다.

▲ 메르세데스-AMG F1 페트로나스 e스포츠’ 팀 소개 영상/ (출처: Mercedes-AMG Petronas Formula One Team)

이런 트렌드에 동참하여 모빌리티 업계도 레이싱 게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게임 실력과 실제 운전 실력이 비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는 브랜드라면,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손쉽게 발굴할 수 있는 레이싱 게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이에 메르세데스 벤츠 산하의 F1 레이싱 팀인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은 심 레이싱을 전문으로 하는 ‘메르세데스-AMG F1 페트로나스 e스포츠’ 팀을 창설하였습니다. 선수들은 프로 레이서와 똑같은 대접을 받는데요. 경기 참여 외에도 시뮬레이터를 이용해서 개발 중인 경주 차량의 피드백을 제공하는 테스트 드라이버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디지털 모터스포츠 대회 ‘현대 N e-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레이싱 게임은 운전면허가 없는 유소년도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데요. 이 점을 이용해 유소년 선수를 발굴하고 프로 레이서로 데뷔할 수 있게 양성하고 있습니다.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앞당기는 레이싱 게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앞당기는 레이싱 게임 
소니 AI 레이서 'GT 소피'
머신러닝 강화학습법 적용
총 6경기 중 5경기 승리 
실시간 의사 결정이 필요한 레이싱 게임
AI에게 최적의 연습 장소를 제공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큰 역할

한편, 레이싱 게임은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올해 2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는 인간을 압도하는 AI 운전자 ‘GT 소피’의 개발 및 연구 결과가 게재되었습니다.

소니가 개발한 AI 드라이버 ‘GT 소피(Gran Turismo Sophy)’는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Gran Turismo Sport)’에서 인간 레이서 4명과 경주를 펼쳤습니다. 총 6번의 단체 레이싱에서 소피는 5번을 1위로 들어왔는데요. 인간 레이서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는 모두 소피가 이겼습니다.

모터스포츠는 인공 지능의 승리를 단언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공기 저항, 타이어 마찰 등 물리적인 제약을 고려해야 하며 과감한 판단과 순발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레이싱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GT 소피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는데요. 오히려 이점이 학습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지만, 현실과 달리 상황을 무한 반복할 수 있는 레이싱 게임은 인공 지능에게 최적의 연습 장소를 제공합니다.

▲ GT 소피의 실제 경주 영상/ (출처: AI 소니)

이런 특장점을 활용하기 위하여 소니는 머신러닝 강화학습법(reinforcement learning)을 고안하여 GT 소피를 학습시켰습니다. 특정 환경을 제시하고 AI가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따라 긍정적 또는 부정적 피드백을 주는 것인데요. 개발자가 AI에게 정답과 오답을 입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GT 소피는 상황에 따른 가장 정확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차량 간 충돌을 피하고 상대방의 주행 라인을 존중하는 등 차량 에티켓을 스스로 습득했습니다.

GT 소피의 압도적인 승리를 보며 미 스탠퍼드대 크리스티안 거디스(Christian Gerdes) 교수는 “GT 소피를 개발하는 데 사용한 기술이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논평했는데요. 완전 자율주행 기술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레이싱 게임! 이를 통해 더욱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 차량이 완성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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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대한자동차경주협회
그란투리스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