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uthor's Note
안녕하세요, HL만도 MDS BU Design3팀 류동요 책임연구원입니다. 1편에서는 HL만도의 제동 기술이 ABS(Anti-lock Brake System, 바퀴 잠김 방지 장치)에서 시작해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차체자세제어장치)와 AHB(Active Hydraulic Booster, 능동형 유압 부스터)를 거쳐, 전동화 시대의 핵심 제동 시스템인 IDB(Integrated Dynamic Brake, 통합전자브레이크 시스템)로 발전해 온 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과거의 브레이크가 운전자의 물리적인 힘과 엔진 진공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면, 오늘날은 차량의 거동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제어하는 전자식 제동 시스템으로 완전히 진화했습니다.
그렇다면 IDB 너머, 제동의 내일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단 하나의 정답으로 정의할 수 없습니다. 제조사와 차급에 따라 가격 경쟁력,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안전성, 혹은 무인 자율주행 환경인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대응 등 요구하는 가치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래 제동 기술의 본질은 특정 제품 하나가 아니라, 이처럼 다변화되는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플랫폼 전략’에 있습니다.
IDB 이후,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다
IDB(통합전자브레이크 시스템)는 전동화 시대의 제동 시스템을 대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기존의 ESC(차체자세제어장치), 마스터부스터, 진공펌프 등으로 분산되어 있던 기능을 하나의 1-Box 시스템으로 통합했고, 이를 통해 차량 중량 감소, 패키지 축소, 조립 공정 간소화, 회생제동 효율 측면에서 거대한 혁신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IDB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았다고 해서 제동 시스템의 진화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현재 우리는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소형 전기차 및 신흥 시장 : 기술적 고성능만큼이나 ‘가격 경쟁력’이 브랜드의 생존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가 됩니다.
- 대형 SUV, 픽업트럭, 상용차 시장 : 차량의 거대한 하중을 견뎌내기 위해 훨씬 더 강력한 제동 성능과 극대화된 내구성이 요구됩니다.
- 자율주행 차량 및 무인 자율주행 차량 :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화되거나 아예 없는 환경이 도래하면서 제동 시스템은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안전 요구사항’을 만족해야 합니다.
즉, IDB 이후의 제동 시스템은 단순히 성능만 높이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차량의 구체적인 용도, 차급, 제조사의 가격 목표, 물리적인 패키지 조건, 그리고 자율주행 레벨 수준에 맞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미래 제동 기술의 진정한 핵심은 특정 제품 하나가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입니다.
자율주행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조건, 리던던시(Redundancy)
이러한 다양한 요구 사항 중에서도, 자율주행 시대의 제동 시스템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바로 리던던시(Redundancy, 다중화/이중화)입니다.
기존 차량은 운전자가 차량 제어의 최종 책임을 지기 때문에 고장을 방지하는 것이 최우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어권이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Level 3 이상의 자율주행 환경이나 무인 모빌리티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운전자가 즉시 개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시스템 일부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차량이 스스로 안전하게 감속하거나 정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고장이 나지 않는 시스템’을 넘어,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안전 기능을 끝까지 유지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합니다.
HL만도는 세분화되는 시장의 요구에 맞추어 다음과 같은 다변화된 제동 아키텍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 IDB2+RCU(Redundancy Control Unit, 다중화 제어 장치) 아키텍처 : 기존 IDB의 강점인 통합 제동 성능과 패키지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시스템 이중화를 통해 자율주행 환경에서 요구되는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입니다. 기본적으로는 IDB 플랫폼을 공용으로 사용하되 자율주행 단계에 따라 RCU 제어 장치를 모듈형으로 추가할 수 있어, 완성차 제조사의 개발 비용과 시스템 원가를 최소화합니다.


- Front IDB+Rear EMB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 전륜에는 검증된 유압식 IDB를, 후륜에는 EMB(Electro Mechanical Brake)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완전한 EMB로 전환하기 전 단계에서 유압의 신뢰성과 전자식 휠 독립 제어의 장점을 융합한 스마트한 해결책입니다.
Brake-by-Wire, Wet(유압형)과 Dry(완전 전자식)의 두 가지 방향

Brake-by-Wire(전자식 제동 제어 시스템)는 운전자의 제동 의도와 실제 제동력을 기계적인 연결이 아닌 전자 신호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Brake-by-Wire도 하나의 형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크게 보면 브레이크액을 사용하는 Wet by-wire와 브레이크액을 사용하지 않는 Dry by-wire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Wet Brake-by-Wire : 검증된 신뢰성의 진화
Wet Brake-by-Wire
먼저 Wet Brake-by-Wire는 기존 통합전자브레이크 시스템(IDB)을 기반으로 하고 리던던시 모듈을 결합하여 구성할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액을 사용해 유압을 생성하고 제동력을 전달하지만, 페달과 제동 시스템 사이의 기계적 구조를 분리해 전자 신호 제어 중심의 제동을 구현합니다. 기존 유압 제동 시스템이 가진 안정성과 검증된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페달과 제동 시스템 사이의 기계적 연결을 없애 전자 제어 중심의 제동을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Dry Brake-by-Wire : 브레이크액 없는 완전 전자식 혁신
Dry Brake-by-Wire
반면 Dry Brake-by-Wire는 EMB(Electro Mechanical Brake)와 같이 브레이크액을 사용하지 않는 완전 전자식 제동 구조입니다. 기존 유압 시스템을 제거하고 각 바퀴에 설치된 전기식 액추에이터가 직접 제동력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제동 시스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술입니다. IDB가 유압을 전자적으로 정밀 제어하는 기술이라면, EMB는 유압을 사용하지 않고 모터를 통해 제동력을 만들어내는 완전 전자식 제동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액과 유압 라인을 없앨 수 있어 차량 패키징 자유도가 높아지고, 조립 공정과 유지보수 부담도 줄어듭니다. 차량 성능 측면에서도 각 바퀴의 액추에이터가 직접 제동력을 생성하기 때문에 제동 응답성이 빨라지고, 제동 거리 단축과 안정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휠 별 독립 제어가 가능해 자율주행 차량에 필요한 정밀 제어와 리던던시 확보에도 유리합니다.
결국 EMB는 제동 성능, 패키징, 안전성, 친환경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Brake-by-wire 시대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초격차 제동 플랫폼
Q. 자율주행 차량에서 ‘리던던시(이중화)’기술이 왜 필수적인가요?
A.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자율주행 환경에서는 제동 시스템 일부에 돌발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백업 시스템이 즉각 작동하여 차량을 안전하게 감속 및 정차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Q. Wet by-wire와 Dry by-wire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A. Wet(IDB계열 유압형) 방식은 기존의 검증된 유압 신뢰성을 바탕으로 전자식 제어를 결합한 형태이며, Dry(EMB) 방식은 브레이크액과 유압 라인을 완전히 없애고 모터로만 직접 제동력을 만드는 완전 전자식 제동 형태입니다
결국 미래 제동 시스템은 하나의 정답으로만 발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HL만도는 반세기 동안 다져온 일반 제동 제품의 양산 헤리티지부터 ESC, IDB로 이어지는 독보적인 전자식 제동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에 어느 하나의 정답만을 고집하지 않고, 글로벌 고객사가 요구하는 모든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의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유연한 차세대 제동 플랫폼을 완성해 나갈 것입니다.
1999년 토종 기술 ‘무궁화(MGH)’ ABS 국산화라는 최초의 도전에서 시작해, 이제는 글로벌 시장의 표준을 바꿀 차세대 전자식 제동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HL만도가 걸어온 제동 기술의 여정은 언제나 ‘탑승자의 완벽한 안전’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왔습니다.
기계식 브레이크에서 초정밀 전자 제어로,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완전한 BbW(Brake-by-Wire) 시대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형태는 끊임없이 진화하겠지만, '가장 안전하게 멈추는 순간의 신뢰'를 지키겠다는 엔지니어들의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차세대 제동 플랫폼으로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갈 HL만도의 끝없는 도전에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