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과 변동성이 일상이 된 거시 경제 환경 속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이끄는 리더는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까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 고율 관세 압박, 그리고 전동화 시장의 속도 조절이라는 거센 파도와 직면해 있습니다. 이 거대한 전환기의 한가운데서 HL만도 Americas Region은 단기적 방어를 넘어 공급망과 R&D의 가치사슬을 전면 재편하는 ‘Value Chain Reset’을 단행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HL만도의 미주 첫 법인이자 엔지니어링 및 세일즈의 핵심 거점인 MESA(HL Mando Engineering & Sales America)가 설립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1996년 세계 자동차 공업의 중심지 디트로이트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30년간 단단하게 구축해 온 현지화 인프라는 오늘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죠. 설립 30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에서는 주요 경영진과 현지 정재계 인사 300여 명이 모여 ‘One Americas, One HL Mando’라는 슬로건 아래 결속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위기 속에 숨겨진 기회를 읽어내며 북미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는 리더. HL만도 Americas Region을 총괄하는 김재혁 부사장을 만나, 거친 파도를 뚫고 성장의 뼈대를 다시 세우는 북미 사업의 냉철한 전략과 비전을 물었습니다.
SECTION 1. Market Insight : 거대한 전환기와 직면한 현실
Q1. 2026년 북미 시장은 트럼프 2.0시대의 개막, 고율 관세 부과, 전동화 속도 조절 등 거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처럼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북미 사업을 총괄하시며 1순위로 사수하고 계신 전략적 ‘우선순위’는 무엇입니까?
북미와 남미를 아우르는 저희 HL만도 Americas Region은 말씀하신 대로 ‘불확실성만이 유일하게 확실한’ 변화의 터널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불확실성은 단순히 한두 가지 요인이 아니라 AI, 에너지, 로봇 같은 기술의 격변부터 환경, 지정학적 리스크, 시장경제 체제의 패러다임 변화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몰아치는 전대미문의 대전환기(Transformation)거든요. 그러다 보니 앞날을 예측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난제 속에서 저희는 거대한 기회를 발견합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누군가 먼저 개척해 나간다면, 그 사람이 시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선구자가 되고 광활한 블루오션을 가장 먼저 차지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저희 Americas Region이 잡은 전략적 방향이 바로 “Value Chain Reset을 통한 과감한 성장”입니다. 기존 가치사슬을 뿌리부터 전면 재검토해서 우리가 만들어내는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다지는 것이죠. 이를 위해 공급망과 R&D의 완전한 현지화, 핵심 기술 내재화, 그리고 미래 사업 다각화를 구체적인 과제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향후 4년간 약 10억 달러를 과감히 투자하여 제2의 도약을 이끌고 미국 제조업 부흥에도 일조할 계획입니다. 아마 2028년을 전후해서는 이 핵심 전략인 ‘FAME(Future Americas Movement of Excellence)’ 프로젝트의 가시적인 결실들을 직접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Q2. 북미는 글로벌 탑티어들이 사활을 걸고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전장입니다. 기존 질서가 흔들리는 지금, 글로벌 고객사들이 수많은 선택지 중 ‘HL만도’를 파트너로 선택해야만 하는 본질적인 ‘무기’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저희는 고객과의 거래를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아니라,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으로 바라봅니다. 신뢰를 얻는 과정은 오래 걸리고 험난하지만, 이렇게 다져진 관계야 말로 결국 저희가 시장을 주도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근본(Fundamental)이 되거든요.
이러한 철학 위에서 발휘되는 물리적 경쟁력이 바로 일찍이 구축해 온 높은 현지화 수준과 한국적 DNA에서 나온 성실과 열정입니다. 선구적인 마인드로 이미 30년 전부터 미국에 진출한 HL만도는 미국과 멕시코 중심의 완성도 높은 생산 능력, 그리고 미국 현지 R&D 인프라 경쟁력으로 고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객의 요구에 늘 기민하게 응답하는 헌신과 겸손함은 타국 공급사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저희만의 훌륭한 자산이죠. 저희는 이러한 경쟁력을 ‘FAME’ 프로젝트를 통해 한층 더 강화하여, 굳건하고 지속 가능한 무형자산으로 발전시켜 나가려 합니다.
SECTION 2. Growth Strategy : 방어와 공격의 균형
Q3. 현재 북미 법인은 플랜트 효율화 등으로 철저히 손익을 방어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현지화 투자는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용 절감’과 ‘미래 투자’라는 서로 충돌하는 과제 사이에서 최종 결단을 내리실 때 결코 흔들리지 않는 부사장님만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의 핵심 판단 기준은 단연 “Holistic Approach(입체적·종합적 접근법)”입니다.
사안을 단편적이거나 지엽적으로 분석하면, 그것이 실질적으로 기업 가치에 기여하는지 오판할 위험이 아주 크죠. 하지만 보다 입체적으로 접근해 보면 특정 영역의 이익이 다른 영역의 손실을 보완하거나, 반대로 손실을 상쇄해 주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연관된 제반 요소들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하죠. 여기서 요소란 개별 사업 안건일 수도 있고, 지역 거점이나 기능 부서, 나아가 단기 혹은 중장기를 아우르는 ‘시간의 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질문해 주신 비용 절감과 미래 투자 사이의 균형 역시, 단기 성과와 중장기 성장 동력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중심을 잡느냐의 문제입니다.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죠. 미주 지역 외의 글로벌 시장 흐름을 폭넓게 파악해야 하고, 각 조직의 현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며, 미래 시장에 대한 통찰 역시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입체적 시각이야말로 경영 판단의 오차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가장 확실한 가이드라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Q4. 북미 사업을 추진하시면서 얻은 대표적인 Lesson-learned은 무엇이며, 그 경험이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지금의 북미 사업에 어떤 무기가 되고 있나요?
“고객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가치를 부여한다”는 묵직한 깨달음입니다.
우리의 경영 목표는 결국 고객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부의 모든 노력과 과정은 당연히 이 목표를 향해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죠. 북미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고객 중 하나인 GM을 통해 이러한 확신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GM으로부터 6년 연속, 통산 12번째 ‘SOY(Supplier of the Year)’를 수상한 성과보다 저에게 더 큰 교훈으로 다가온 건, 고객을 향한 우리의 진심을 고객이 알아주었을 때 기대보다 훨씬 더 큰 결실을 맺는다는 사실이었죠. 저희는 투명한 문제 해결과 깊은 책임감, 특유의 열정과 겸손함으로 그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 내는 모습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보여주었고, 이런 과정에 긴 시간이 더해지면서 지금과 같은 끈끈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희는 “우리의 모든 행위가 고객의 기대와 완벽히 부합(Align)해야 한다”는 굳건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주 지역 전 임직원이 깊이 공감하고 있는 이 마인드셋이야말로, 신기술 개발이든 신사업 확장이든 북미 사업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하고 근본적인 무기입니다.


SECTION 3. Risk Management & Localization : 흔들림 없는 퀄리티
Q5. 최근 북미 지역 내 부품 품질이나 필드 조치에 대한 고객의 기준이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해지고 있는데요, 부사장님께서 최근 북미 품질 및 생산 조직에게 가장 강력하게 주문하시는 구체적인 지시사항이나 현장의 변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 완성차 업체(OEM)들의 품질 기준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고, 수치적인 지표 강화와 더불어 ‘감성 품질’까지 깐깐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문제 발생 후 해결에 급급하기보다, 사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개발·양산 체제 전반을 고도화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죠.
이를 위해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Back to Basics,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입니다.
품질은 더 이상 사후 관리의 대상이나 특정 라인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설계, 공정, 생산, 공급망 등 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종합적인 결실이죠. 결국 모든 단계에서 기본에 충실해야만 한층 깐깐해진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R&D 품질 역할을 대폭 강화하고 품질 부문과 더 유기적으로 호흡하도록 조직을 재정비했으며, 이 기준을 협력사 관리 영역까지 확대했습니다. 내부 공정 관리를 위해 검사 공정 추가와 자동화 등 품질 고도화 노력도 지속하고 있고요. 결론적으로, 품질 문제를 사전에 완벽히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Q6. 북미 중장기 혁신 전략인 ‘FAME’을 통해 현지 조직의 기민함(Agility)을 끌어올리고 계십니다. 글로벌 본사의 큰 방향성은 따르되 북미 시장만의 빠른 실행력을 갖추기 위해 현장 리더들에게 과감하게 위임하신 권한이나, 일하는 방식의 변화 사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FAME은 단순한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가치사슬 재편(Value Chain Reset)을 위해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12개 핵심 과제의 거대한 집합체죠. 미국, 멕시코, 브라질을 아우르는 지역부터 양산 중인 제품과 신규 사업, 나아가 핵심 기술 확보까지 참 복잡하고 다이내믹한 사안들을 촘촘히 망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모든 것을 직접 다 통제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굉장히 오만한 자세일 겁니다. 저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가 될 FAME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로서, 현장에서 땀 흘리는 리더들을 깊이 신뢰하고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자 합니다. 결국 개별 과제의 성공이 전체 FAME 성공의 열쇠니까요.
리더들이 가장 목말라하는 것은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입니다. 그래서 각 과제별 리더들에게 과감한 권한을 부여했고, 저는 정기 미팅을 통해 리더들이 필요로 하는 주요 결정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 주려 노력하고 있죠. 매주 12개 과제 리더들과 머리를 맞대고, 수시로 현장을 직접 찾아 함께 호흡하며 진심을 나누는 중입니다.
FAME은 저와 현장 리더들이 이 거대한 항해를 "따로 또 같이" 헤쳐 나가는 과정이며, 우리는 서로를 굳게 믿고 의지하며 이 도전을 즐겁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SECTION 4. Leadership & Future Vision : 두려움을 넘어서는 비전
Q7.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현장의 구성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의사결정을 방어적으로 미루기 쉽습니다. 조직 전체가 위축될 수도 있는 시기에, 부사장님만의 리더십 노하우를 듣고 싶습니다.
"합리적이고 가슴 뛰는 비전(Vision)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최고의 동기부여(Motivator)가 된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구성원들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참 좋아하죠. 물론 그전에 저 스스로 치열하게 성찰해서 "아, 이게 정말 우리의 비전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섰을 때 직원들과 진솔하게 공유합니다. 최근 FAME 비전을 나누면서 불확실성 때문에 다소 위축되어 있던 현지 직원들의 눈빛에 다시 열정이 타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결국 신념과 희망이야말로 조직을 춤추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임을 새삼 깨달았죠.
리더인 저부터 비전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고 제 생각을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직원들이 스스로를 위해 또 회사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묵묵히 이끌고 있습니다.
Q8. 2030년 Americas Region의 경영 목표와 함께, 부사장님께서 궁극적으로 완성하고 싶은 북미 법인의 진정한 청사진, 궁극적인 지향점이 궁금합니다.
우리가 달성할 경영 목표(Objective)와 함께 그려 나갈 미래 청사진(Purpose)을 나누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2030 Americas Region Dual Blueprint]
1. 정량적 경영 목표 (Objective)
• 매출 목표: 미주 지역(미국·멕시코·브라질) 총 매출 $3.4B 달성
• 수익성: High Single-Digit (%) 수준 달성
• 핵심 제품: By-Wire 주력화 및 Robot Actuator 등 신규 사업 성공적 안착
2. 정성적 미래 청사진 (Purpose)
• 미주 독자 생태계(Ecosystem) 구축: 미국·멕시코·브라질 거점별 정체성 재정립 및 법인 간 시너지 극대화
• R&D 현지화 고도화: 미주 자체 R&D 역량을 바탕으로 Chassis를 넘어 Robot을 포함한 DARE 제품군 확장
결론적으로 저희 HL만도 Americas Region은 완벽한 현지화와 역량 고도화를 통해, 자동차 섀시(Chassis)를 넘어 로봇을 포함한 미래 제품군으로 'Next Generation'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완벽한 진용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