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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ineer's Note

“버려진 알루미늄 휠로 브레이크를 만든다고?” 고중량 섀시 모노블록 캘리퍼의 100% Recycle 소재 적용 및 LCA 검증기

Author's Note

“안전과 직결된 고중량 섀시 부품, 지속가능한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차량의 제동 성능을 책임지는 ‘브레이크 캘리퍼(Brake Caliper)’, 그중에서도 고성능 ∙고중량 차량에 탑재되는 ‘모노블록 캘리퍼(Monoblock Caliper)’는 긴급 제동 시 발생하는 막대한 유압을 온전히 견뎌내야 하는 핵심 안전 부품입니다. 고강도와 극한의 구조 건전성이 요구되기에, 미세한 결함이나 불순물도 엄격히 제한되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완성차 OEM들의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 배출 규제(Scope 3)가 본격화되면서, 에너지 소모가 큰 알루미늄 섀시 부품에 대한 탄소 저감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과제가 되었습니다.

본 글은 한국자동차공학회(KSAE)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논문 「알루미늄 탄소저감을 위한 Recycle 소재 적용 고중량 샤시 Brake Monoblock Caliper(A357-T6) 개발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불순물 제어가 까다로운 알루미늄 소재 본연의 특성을 극복하고, 폐알루미늄 휠 스크랩[1](A356-T6)을 활용하여 목표 합금(A357-T6) 수준의 캘리퍼를 주조 ∙ 열처리 ∙ 가공 ∙ 표면처리한 뒤 10만 회에 달하는 극한 조립체 내구 시험과 전 과정 평가(LCA)까지 완벽히 검증해 낸 엔지니어링 과정을 공유합니다.

[1] Scrap, 재활용 가능한 금속 고철 원료

 

[SUMMARY]

  • 안전과 직결된 고중량 섀시 부품인 브레이크 모노블록 캘리퍼를 폐알루미늄 휠(A356-T6) 재활용 소재로 100% 전환하여, 양산품과 동등한 성능 및 94%의 탄소 저감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 목표 합금(A357-T6)과 성분이 유사한 단일 고순도 스크랩을 선정함으로써, 재활용 시 가장 큰 난제인 불순물 유입과 성분 변동을 억제하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 정밀 치수 가공, 아노다이징 표면 처리, X-ray 결함 검사 및 10만 회 극한 조립체 내구 시험 등 양산 라인과 동일한 전 공정 실증을 통해 안전 신뢰성을 완벽히 검증했습니다.
  • 국내 부품 산업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글로벌 탄소 규제(Scope 3)를 돌파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강력한 해법을 제시하며, 향후 다양한 스크랩 혼합 조건 연구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알루미늄 산업의 탄소 딜레마와 국내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

알루미늄은 가볍고 튼튼해 자동차 섀시의 무게를 줄여주는 핵심 소재로 널리 사용됩니다. 하지만 광산에서 캐낸 원석을 녹여 처음 만드는 1차 알루미늄(신재, Primary Aluminum) 생산 공정은 천문학적인 전력을 소모하는 대표적인 고에너지 ∙고탄소 공정입니다.

국제알루미늄협회(IAI)에 따르면, 1차 알루미늄 1kg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는 평균 16kgCO2eq 이상(본 연구 기준 데이터 : 16.700 kgCO2eq/kg)으로, 철강 등 다른 금속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

여기서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납니다. 국내에는 광석을 녹여 1차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제련 설비 자체가 없기에, 광산에서 갓 뽑아낸 100% 새 알루미늄 덩어리(신재 잉곳, Primary Ingot)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 쓰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부품사가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탄소 배출량을 자체적인 공정 개선만으로는 직접 감축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IAI는 지구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2035년까지 알루미늄 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통상 전망치(BAU)대비 1/4수준으로 대폭 감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IAI가 제시한 1.5℃ 기후 상승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한 알루미늄 산업의 탄소 배출 감축 시나리오

결론적으로 1차 생산 대비 에너지를 약 95% 절감할 수 있는 재활용 알루미늄(Secondary Aluminum)의 적용은 국내 부품 산업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인 탄소 감축 돌파구입니다.

그렇다면, 왜 '폐휠(Scrap Wheel)'인가?

재활용 알루미늄을 고강도 섀시 안전 부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알루미늄은 공기와 주변 물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속이기에 녹이는 과정에서 철(Fe), 구리(Cu), 아연(Zn) 같은 트램프 원소(Tramp Element, 잔류 불순물 원소)를 선택적으로 분리∙제거하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이러한 불순물이 임계치를 초과하면 금속간 화합물을 형성하여 합금의 연성과 피로 수명을 급격히 떨어뜨리게 됩니다.

불순물을 인위적으로 걸러내기 힘들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답은 간단합니다. 처음부터 우리가 제조하려는 목표 합금과 가장 유사한 성분을 가진 고순도 스크랩을 단일 원료로 선정하는 것입니다.

폐휠 (A356-T6) 스크랩을 모노블록 캘리퍼 (A357-T6) 로 리사이클링하는 개념도

HL만도가 고중량 섀시용 브레이크 모노블록 캘리퍼에 사용하는 합금은 고강도 주조 합금인 A357-T6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료로 주목한 대상은 시중에서 회수 체계가 잘 잡혀 있고 성분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폐알루미늄 휠(Scrap Wheel, 주성분 A356-T6)이었습니다.

두 합금의 성분표를 나란히 대조해 보면 주원료인 규소(Si) 함량이 6.5~7.5wt%로 동일하고, 오직 마그네슘(Mg)함량만 살짝 다를 뿐입니다. 게다가 폐휠(A356-T6)안에도 이미 일정량(0.25~0.45wt%)의 마그네슘이 포함되어 있어, 목표 합금(A357-T6)을 제조할 때 마그네슘의 추가 투입량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목표 합금과 성분이 매우 유사한 단일 스크랩을 선별한 덕분에, 쇳물(용탕)의 성분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불순물의 변동 폭을 원천적으로 억제해 공정을 안정화하고, 언제 생산해도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는 핵심 기반이 됩니다.

배합 조건 설계 및 정량적 탄소 저감 효과(LCA)

연구에서는 실제 공장 라인과 동일한 조건에서 스크랩 배합 비율에 따라 세 가지 시험 조건을 설정했습니다.

  • 양산 조건 (Reference): 신재(Primary) 70% + 폐휠 재활용 소재(PCR) 30% (탄소배출량:11.99 kgCO₂eq/kg)
  • TEST #1: 신재(Primary) 50% + 폐휠 재활용 소재(PCR) 50% (탄소 배출량: 8.845 kgCO₂eq/kg)
  • TEST #2: 폐휠 재활용 소재(PCR) 100% 단독 적용 (탄소 배출량: 0.990 kgCO₂eq/kg)

환경성 평가는 공인 데이터베이스인 Sphera DB를 활용해 제품 전 과정 평가(LCA) 기반 탄소 배출계수를 산출했습니다.

구분 원재료 배합 조건 제품 탄소 배출량 신재(Primary)
100% 대비

저감률
비고
기준 신재 Primary 100% 16.700 kgCO₂eq/kg - 1차 수입 신재 잉곳 기준
양산품 (Ref.) Primary 70% + PCR 30% 11.990 kgCO₂eq/kg 약 28.2% 저감 현재 양산 적용 사양
TEST #1 Primary 50% + PCR 50% 8.845 kgCO₂eq/kg 약 47.0% 저감 중기 확대 목표
TEST #2 PCR 100% 0.990 kgCO₂eq/kg 약 94.1% 저감 1차 신재 대비 약 1/16 수준

LCA 분석 결과, 폐휠 기반 PCR 소재 자체의 탄소 배출계수는 0.99 kgCO₂eq/kg에 불과했습니다. 이를 100% 사용한 TEST#2 사양은 1차 신재 대비 94% 이상의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나타내어, IAI 1.5℃ 시나리오가 요구하는 배출 감축 기준을 안정적으로 충족함을 정량적으로 입증했습니다.

4단계 실증 검증 결과

단순한 실험실 단위 시편 평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양산 라인과 동일한 조건에서 금형 주조 → T6 열처리 → 기계가공 → 아노다이징 표면처리 → 조립체(Ass'y) 가혹 내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하나 검증했습니다.

전 주기 실증 평가 절차

1) 정밀 가공 치수 및 표면 거칠기 검증

가공을 마친 후 3차원 정밀 측정기로 캘리퍼의 130개 주요 치수를 전부 검증한 결과, 전 사양 모두 설계 도면 규격을 오차 없이 충족했습니다. 특히 브레이크 오일이 새지 않도록 피스톤이 매끄럽게 오가야 하는 핵심 접촉면인 메인보어(Mainbore) 부위의 표면 거칠기(조도, Ra) 역시 재활용 소재 적용 비율을 100%까지 늘려도 기존 양산품과 완전히 동일했습니다.

2) 표면 처리(Anodizing) 및 부식 방지 검증

알루미늄 표면에 산화 보호막을 입히는 아노다이징 공정은 불순물이 조금만 섞여도 피막이 얼룩지거나 들뜨기 쉽습니다. 동일 조건 (21~22 ℃ , 17V, 1,300초 인가 후 봉공 처리)으로 작업한 결과, 피막 두께는 양산품(5.5 μm), TEST#1 (6.3 μm), TEST#2(6.1 μm)로 고르게 형성되었고 외관 불량도 없었습니다. 소금물을 뿌려 부식을 확인하는 중성 염수 분무 시험(SST)도 통과했습니다.

3) 단단함과 버티는 힘 (기계적 강도 검증)

캘리퍼 몸체에서 시편을 직접 채취하여 기계적 강도를 측정했습니다.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파단면을 확대 관찰해 내부에 이상 결함이 없는 정상 시편만을 토대로 엄격히 판정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시편이 관리 규격을 안정적으로 상회했습니다. 정밀 화학 분석(S-OES, ICP)에서도 주원소인 규소와 마그네슘, 그리고 기타 미량 추적 원소들이 A357 합금 요구 규격 범위 내에 정상 분포함을 확인했습니다.

4) 3D X-ray C/T 결함 검사와 미세조직 관찰

주조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 기공(Porosity)과 수축 결함(Shrinkage)을 검증하기 위해 산업용 3D X-ray C/T 비파괴 검사를 실시, 그 결과 재활용 소재 비율을 높였다고 해서 결함 크기가 커지거나 개수가 늘어나는 현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현미경으로 금속 내부를 들여다본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알루미늄 기본 바탕 조직과 강도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실리콘 및 마그네슘 화합물(Mg2Si)이 고르게 퍼져 있었고, 금속 결정 조직의 미세한 간격(SDAS) 역시 전 사양에서 50 μm 이하의 조밀한 크기로 동등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결함 부위별 사이즈 분포 (C/T 결과)
양산 /TEST 조건별 미세조직 (SDAS) 관찰 이미지

5) 최종 관문 : 10만 회에 달하는 극한 조립체 내구 시험

단품 수준의 강도가 입증된 후, 실제 유압 라인이 연결된 완성품 조립체(Ass’y) 단위에서 가혹 내구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 10만 회 고압 반복 한계 내구 시험 : 운전자가 온 힘을 다해 급브레이크를 밟는 극한 상황을 가정한 높은 압력(Xbar ±  5bar)으로 무려 100,000번 연속 작동시켰습니다. 결과는 양산품, TEST#1, TEST#2 모두 오일 누유나 부품 파손 없이 전 수량 100%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 고온 내압 강도 시험 : 급제동 마찰열로 온도가 치솟을 때, 열처리로 높여둔 알루미늄 강도가 열 때문에 다시 물러지는 풀림(Annealing) 현상이 일어나는지 점검하는 시험입니다.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전 사양 모두 변형 없이 기준치를 통과했습니다.
  • 내압 강도 및 조립 토크 시험 : 캘리퍼가 견딜 수 있는 최대 파괴 압력과 볼트를 조였을 때의 형상 변형량 역시 기존 양산품 대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조립체 (Ass'y) 단위의 고압 / 내압강도 / 고온내압강도 10 만 회 한계 내구 시험의 합격 (OK) 판정 결과표

 

실험 고찰 “비율보다 중요한 건 스크랩 선별 전략이다.”

이번 연구는 폐알루미늄 휠을 활용한 재활용 알루미늄이 최고 수준의 안전 신뢰성이 요구되는 섀시 안전 부품인 브레이크 모노블록 캘리퍼(A357-T6)에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전 공정 실증으로 증명했습니다.

핵심 요인은 원료 스크랩의 ‘유사성’에 있었습니다. A356기반의 폐휠 스크랩을 단일 원료로 선정함으로써 잔류 불순물 유입을 억제하고 용탕 성분 조정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재활용 알루미늄의 품질 확보에서 단순한 ‘재활용 비율’ 수치보다 ‘어떤 성분의 스크랩을 어떻게 선별∙관리하느냐’에 대한 전략이 결정적 변수임을 의미합니다.

1차 제련 설비를 보유하지 못해 원소재 단계의 탄소를 직접 제어할 수 없었던 국내 부품 제조 환경에서, 본 기술은 글로벌 OEM의 까다로운 Scope 3규제를 실질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강력한 해법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재활용 알루미늄의 적용을 통해 1차 생산 알루미늄 대비 94% 수준의 탄소 배출 저감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소재 재활용을 넘어, 자동차 부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입니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를 통해 자원 순환과 탄소 중립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지속 가능한 자동차 산업과 더 나은 미래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의 한계 및 향후 과제

엔지니어의 시각에서 이번 연구가 가진 한계 또한 솔직하게 남겨둡니다.

이번 실증은 성분이 깨끗하고 잘 관리된 ‘폐알루미늄 휠(A356-T6)’ 스크랩을 활용한 사례 연구로, 본 결과는 성분을 알 수 없는 모든 알루미늄 스크랩에 일반화하여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향후 재활용 소재의 의무 사용 비율이 확대되면 다양한 출처의 스크랩을 혼합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HL만도 재료개발팀은 다음의 후속 연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서로 다른 출처의 스크랩을 섞어 썼을 때, 강도와 내구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
  • 부품의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주요 불순물(Tramp Element)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선 정립
  • 장기간 재활용 공정 반복 시 불순물이 얼마나 쌓이며, 이것이 부품의 장기적인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

알루미늄 재활용 공정에서 불순물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기술적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HL만도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하드웨어의 기준을 계속해서 높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