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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왓츠인마이카 #29] 사막 모래바람을 뚫고 온 두바이 드리프트 챔피언을 만나다

모빌리티는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그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왓츠인마이카. 이동의 변화가 가져온 현대인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봅니다.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

벼락같은 엔진 소리와 타이어가 지면과 마찰하며 나는 소리까지. 오늘 왓츠인마이카는 보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모터스포츠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하려 합니다. 처음 나간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16강에 들 정도로 남다른 운전실력을 자랑하는 HL만도 MDS R&V Test 1팀 김영재 매니저가 29번째 왓츠인마이카의 주인공인데요. 아직 놀라긴 이릅니다. 두바이에서 모터스포츠계를 주름잡은, 그의 또 다른 이름은 드리프트 챔피언이니까요. 드리프트 챔피언과 함께 하는 왓츠인마이카, Start Your Engine!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HL만도 MDS R&V Test 1팀에서 근무 중인 김영재 매니저입니다. 실차 테스트 및 튜닝 보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 두바이에 오래 사셨다고 들었습니다.
만 6살 때, 가족과 함께 두바이로 이민을 갔었죠. 군대 때문에 지난 2016년 12월,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군 복무를 하고 한국에서 계속 살았는데요. 자동차 관련된 샵을 운영하다가 차량과 관련된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에 HL만도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드라이버를 키우는 차, 토요타 GT86

김영재 매니저의 차는 지난 4월에 진행됐던 왓츠인마이카 번외편, <CARS & COFFEE HL> 시즌2에서 잠깐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드라이버를 키우는 차로 유명한 토요타 GT86이죠. 레이싱을 소재로 한 유명 만화 '이니셜D'에서 전설적인 드리프트 카로 알려졌던 토요타 AE86의 후속 모델인데요. 그만큼 모터스포츠 주행 쪽으로는 안 되는 것 없는, 모터스포츠에 최적화된 차량입니다.

 

[왓츠인마이카 특별편] HL 차쟁이들 다 모였다!

지난해 진행되었던 왓츠인마이카의 특별편, 을 기억하시나요? 주말 이른 시간임에도 자동차에 누구보다 진심인 HL 임직원들이 모여 서로의 차량을 구경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www.hlworld.com

 

Q. GT86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모든 86 타시는 분들과 비슷하게 ‘이니셜D’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요. GT86은 Rally 운전이 가능한 차량이기에 선택을 했습니다. Rally 운전은 모든 환경에서 운전이 가능한 운전 스타일을 말합니다. 공도(공공도로) 구간을 설정해 놓고 누가 가장 빠르게 달리느냐 경쟁하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이라는 대회가 있어요. 공도이기 때문에 비포장일 수도 있고, 절벽일 수도 있죠.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운전을 하기 위해선 차를 빠르게 돌릴 수 있어야 하는데요. GT86은 후륜구동이기 때문에 드리프트나 회전 등의 테크닉을 하기엔 최고인 차량이죠.

Q. 차가 연식이 있어 보이네요.
2013년 4월, 두바이에 살 때 구매를 했으니까 10년이 넘은 차이긴 해요. 사실 한국에 올 때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팔고 왔어야 하는데… 튜닝과 세팅을 해 놓은 것도 있고 많은 경기를 함께 뛰며 수상의 영광도 맛보게 해준 차량이라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망가지면 수리하면서 타고 있습니다. 지금은 3번째 엔진에 2번째 미션을 사용 중이네요. 놀랍게도 무사고 차량입니다(웃음). 

두바이 드리프트 챔피언의 탄생

김영재 매니저는 두바이에서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여, 우승을 차지한 실력자입니다. 수상한 메달과 트로피만 수십 개가 넘는데요. 한국에 들어온 이후에도 국내 대회에 참가하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습니다. 심지어 모터스포츠에서 자주 쓰는 ‘KDM’이라는 용어도 김영재 매니저로 인해 만들어졌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Q. 모터스포츠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Rally 운전이 매력적이어서 GT86을 구입했고, 86이 손에 들어왔으니 달려봐야 하는데 합법적으로 Rally 운전을 하려면 경기장에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바로 경기 참가 신청을 했죠. 그런데 그 경기에서 16강에 진출한 거예요. 첫 출전이었는데도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고, 드리프트를 하며 대회를 참가한 자체가 너무 재밌었던 경험이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Q. 대회 나가기 전 따로 연습을 하셨던 건가요?
워낙 이전부터 두바이 사막에서 운전을 많이 했었어요. 당시 몰던 차량이 후륜구동이었는데 4륜구동으로 설정이 가능해서 설정을 바꿔가며 운전을 하곤 했거든요. 하지만, 아스팔트 노면에서 본격적으로 모터스포츠 스타일의 운전을 해본 건 대회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니까, 또 되더라고요? 하하하.

Q. 이후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개수를 세어 보지는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20개 이상의 대회에서는 수상을 했죠. 수상했던 분야는 *짐카나(Gymkhana)가 가장 많고 드리프트(drift), 타임 어택(time attack) 등이 있어요. 
짐카나가 많은 건, 아무래도 제가 짐카나 종목을 더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짐카나는 정확하게 운전을 해야 하거든요. 코스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차를 미끄러트리면서 운전해야 통과가 가능하죠. 미끄러지는 차를 제어하면서 빠르게 코스를 클리어해야 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짐카나 : 좁은 공간, 짧은 코스에 장애물을 세워 해당 구간을 더 빨리 통과하는 레이서를 가리는 모터스포츠의 한 종목
*드리프트 : 자동차 주행 기술 중 하나. 각도가 예리한 커브가 잇달아 배치된, 비교적 거리가 짧은 트랙에서 1:1 레이스 대결을 펼치는 종목
*타임 어택 : 정해진 규칙 하에 특정 트랙을 얼마나 빠른 시간에 주파할 수 있는지 겨루는 종목

Q. 두바이에서 'KDM'이라는 닉네임으로 대회에 참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모터스포츠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 ‘JDM’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원래는 ‘Japanese Domestic Market’의 약자로, 일본 내수 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차량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그 의미가 확장되면서, 레이싱을 할 때 일본 차를 튜닝한 차들을 주로 ‘JDM’이라고 불렀어요. 더 크게는 길거리에서 차를 고치고 튜닝하는 문화를 말하기도 했죠. 
그런데 제가 두바이에서 막 차도 고치고, 튜닝도 직접 하고 그러니까 한국사람이 튜닝한다면서 ‘KDM’이라고 닉네임을 붙여주더라고요. 농담 식으로 말했던 건데 은근 입에 붙어서 이후로 제 닉네임처럼 사용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JDM의 한국 버전으로 KDM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시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KDM이라는 용어를 제가 처음으로 사용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웃음).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 같은 드라이

김영재 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드라이빙은 그에게 운명처럼 느껴집니다. 군 생활을 서킷이 있어 자주 찾았던 인제에서 하게 된 것부터 이미 예사롭지 않았죠. 운전을 가르치다가 자동차와 관련된 샵을 시작한 것도, 이걸 계기로 HL만도 MDS R&V Test 1팀에서 실차 테스트를 진행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 마디로 드라이빙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

Q. 마침 군 생활을 서킷이 있는 인제에서 하셨다고 들었어요.
저도 진짜 신기했어요.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 매주 주말마다 인제 서킷을 찾아 레이싱을 즐겼거든요. 그런데 군대 자대배치가 인제로 된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덕분에 휴가 때마다 편하게 레이싱을 즐기곤 했어요. 당시에 군복 입고 사람들한테 레이싱을 가르쳐 주기도 했는데 그러다 보니 저를 포함한 동호회도 생기게 됐고, 그 규모도 점점 커지더라고요. ‘슈퍼스트릿’이라고, 지금은 활동을 하진 않지만 아직까지 많은 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Q. 자동차 샵을 운영하셨다고도 하던데요.
이것도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된 건데요. 제가 원래 두바이에서 헝그리 레이서였어요. 장비랑 튜닝, 세팅을 직접 해야 했죠. 그런데 자꾸 하다 보니 차량을 목적에 맞게끔 변형하는 것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친구들 차량의 세팅을 도와주기도 했고요. 한국에 와서도 지인들이 부탁을 하면 가끔 정비를 해주곤 했습니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니까 도와달라는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본격적으로 가게를 시작하게 된 거죠.

Q. 자동차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으실 것 같아요! 모터스포츠를 취미로 하고 계시는 HL Mobility Labs 구독자들께 챔피언으로서 꿀팁을 알려주신다면요?
빠르게 달리시는 분들을 보면 보통 같은 코너에서 순간순간 한계를 넘나드는 운전을 하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일정한 한계를 유지하는 운전을 해야 컨트롤을 잃어도 되찾기 쉽거든요. 한계를 넘나드는 운전은 컨트롤을 잃었을 때 이를 되찾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차량 조작은 부드러움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항상 부드러운 조작을 습관화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말해주신다면?
차량이 컨트롤되지 않는 상황에서 컨트롤을 해내야 하는 재미를 매력으로 꼽고 싶어요. 빠른 스피드 속에서 컨트롤을 해냈을 때의 그 카타르시스가 매우 큰 것 같거든요. 온 몸에 아드레날린이 쫙 퍼지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요즘 또 골프에 한창 빠져 있는데요. 모터스포츠의 바로 그러한 매력을 골프에서도 느낄 때가 많아요. 골프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요. 그걸 제 마음대로 되게 해 보겠다고 노력하는 게 골프의 매력이고, 동시에 제가 느끼는 모터스포츠의 매력이기도 해요. 저는 무언가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해 내고 결국엔 성공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는 그런 사람인가 봅니다(웃음).

챔피언을 통해 만나본 모터스포츠의 세계, 어떠셨나요? 짜릿한 드라이빙 스킬을 상상만 해도 심장이 쿵쾅거리지 않으신가요?

모터스포츠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왓츠인마이카. 재밌는 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신 김영재 매니저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왓츠인마이카는 다음 화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