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12월 입사 이후 단 한 번도 회사를 떠난 적 없는 엔지니어가 있습니다.
HL만도에서 30년 넘게 브레이크 기술 개발과 제품 전략을 이끌어 온 김문성 부사장은 회사의 성장과 함께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입니다.
기계 중심의 제동 시스템이 전자 제어와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로 빠르게 진화하는 지금, 브레이크 산업 역시 큰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HL만도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Brake-by-Wire, 통합 샤시 제어 등 차세대 기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HL만도에서 오랜 시간 브레이크 사업을 이끌어 온 그의 시선으로 브레이크 산업의 변화와 HL만도의 경쟁력, 그리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SECTION 1. Market Insight
Q1. 전동화(EV)와 SDV 흐름이 브레이크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브레이크는 더 이상 단순한 기계 부품이 아닙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Brake-by-Wire 기술이 확산되면서 유압 중심 구조에서 전기 신호 기반 제어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유압 라인을 완전히 제거한 EMB와 같은 완전 전자식 브레이크도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회생 제동과 마찰 브레이크의 협조 제어입니다. 전기차에서는 제동이 에너지 효율과 승차감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두 시스템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제어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브레이크 산업은 이제 기계 중심 산업을 넘어 전자·소프트웨어·제어 기술이 결합된 모빌리티 핵심 기술 영역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Q2. 글로벌 OEM들에게 ‘단순 납품’을 넘어 공동 개발 요청이 늘고 있습니다. HL만도의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요?
세 가지로 좁혀 말씀드리겠습니다.
01. 통합 샤시 시스템 역량
HL만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브레이크, 조향(Steering), 현가(Suspension) 시스템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샤시 역량입니다. 개별 부품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의 거동을 시스템 관점에서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별점입니다. 특히 조향과 제동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는 이러한 통합 제어 역량이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02. By-Wire 기술과 안전성
또 하나의 경쟁력은 Brake-by-Wire를 비롯한 전자식 제동 기술입니다.
HL만도는 통합 전자식 브레이크(IDB) 등 By-Wire 기반 제동 시스템을 통해 전동화 차량의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전자제어 기반의 정밀한 제동 제어와 이중 안전 구조를 통해 높은 수준의 기능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자율주행 시스템과의 연동에서도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03. 통합 샤시 기반의 미래 기술 확장
HL만도의 통합 샤시 역량은 단순히 현재 제품 경쟁력에 그치지 않습니다.
브레이크, 조향, 현가 시스템에서 축적된 제어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완전 전자식 브레이크(EMB) 등 차세대 제동 기술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축적은 향후 차량 아키텍처 단계에서부터 OEM과 함께 설계를 논의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SECTION 2. HL 만도의 혁신적인 브레이크 솔루션
Q3. 브레이크 시스템 시장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브레이크 시스템 시장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하나로 정의되기보다는 시장과 제품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01. 하이테크 시장: 기술 지배력과 시스템 설계
전동화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가 확산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기술 격차 자체가 진입 장벽이 됩니다. Brake-by-Wire(BbW), 통합 전자 브레이크(IDB)와 같은 차세대 제동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과 함께, OEM의 차량 아키텍처에 맞춰 제어 로직과 시스템 구조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역량이 중요합니다.
02. 볼륨 시장: 원가 경쟁력과 생산 효율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는 보급형 차종에서는 원가 경쟁력과 생산 효율이 핵심입니다.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제조 공정과 공급망을 최적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능력이 시장 점유율을 좌우합니다.
03. 변하지 않는 가치: 품질과 글로벌 대응력
시장 환경이 달라져도 브레이크는 생명과 직결된 안전 부품입니다. 따라서 타협하지 않는 품질과 글로벌 OEM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별 R&D 및 생산 네트워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대응 역량이 장기적인 파트너십의 기반이 됩니다.
결국 브레이크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 원가, 품질을 균형 있게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4. 가장 기억에 남는 ‘터닝 포인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MoC Gen4 개발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제품을 단순히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제품 구조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했던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당시 주력 제품이었던 MoC Gen3는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제품이었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장 요구를 맞추기에는 원가 구조와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국 로컬 업체들의 가격 경쟁과 글로벌 OEM의 고성능·저원가 요구가 동시에 커지면서, 기존 방식의 점진적 개선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설계를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대신 제품 구조를 백지 상태에서 다시 설계하는 ‘Zero-base 접근’을 선택했습니다. 구조를 단순화하고 부품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를 다시 정리하는 한편, 기어 트레인을 최적화해 성능도 함께 끌어올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신규 투자와 장기 수익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전 부문이 함께 참여해 최적의 ROI를 찾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 MoC Gen4는 성능을 높이면서 설계와 생산 효율을 동시에 개선한 제품으로 개발됐고, 설계 단계부터 양산 효율을 고려한 덕분에 안정적인 공급 체계도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2026년 기준 총 5개 차종에 양산 적용이 확정되며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Q5. Brake 시스템(Caliper, MoC 등)의 성능 고도화와 원가 경쟁력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R&D와 Sales 전체를 조율하며 이 상충하는 가치를 극복했던 HL만도만의 방식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성능과 원가의 균형은 브레이크 개발에서 항상 풀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HL만도에서는 이 문제를 기술만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조직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보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01. R&D와 Sales가 처음부터 함께 움직입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R&D와 Sales가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Sales가 시장의 요구와 목표 가격(Target Price)을 공유하면, R&D는 그 조건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합니다. 이렇게 하면 개발이 끝난 뒤 가격을 맞추기 위해 구조를 다시 바꾸는 일을 줄일 수 있고, 시장이 원하는 성능과 가격을 동시에 고려한 제품 설계가 가능해집니다.
02. 플랫폼 기반 개발로 효율을 높입니다
핵심 구조와 주요 부품을 공통화하는 플랫폼 전략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본 구조는 유지하면서 차종별 특성에 맞게 일부만 조정하는 방식으로 개발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품질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함께 확보하고 있습니다.
03. 설계와 생산이 함께 고민합니다
설계 단계부터 생산과 구매 조직이 함께 참여해 실제 제조 과정에서의 공정 효율과 원가 구조를 함께 검토합니다. 결국 만들기 쉬운 제품이 품질도 좋고 원가 경쟁력도 높다는 원칙 아래, 설계와 생산이 동시에 최적화를 이루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HL만도는 성능과 원가를 서로 다른 목표로 보기보다 전사적인 협업을 통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SECTION 3. Leadership & People

Q6. HW와 SW 조직 간 문화 차이를 어떻게 조율하시나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개발 방식도 다르고 일하는 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서로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를 조직 간의 충돌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두 전문 영역이 만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드웨어 조직은 안전성과 물리적 신뢰성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소프트웨어 조직은 유연한 기능 확장과 실시간 제어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강점이 결합될 때 브레이크 시스템도 단순한 기계 장치를 넘어 지능형 제어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조직을 이끌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만드는 것입니다. 기술 조직에는 개발하는 기술이 고객과 시장에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 설명하고, 사업 조직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의 기술적 난이도와 고민을 투명하게 공유하려고 합니다. 서로의 관점을 이해할 때 조직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보는 것은 데이터와 고객의 목소리입니다. 의견이 엇갈릴 때는 개인의 경험이나 직급보다는 데이터와 고객의 요구를 기준으로 판단하려고 합니다. 공통의 기준이 생기면 기술 조직과 사업 조직이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도 훨씬 생산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결국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공통의 목표를 향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커뮤니케이션이 조직을 하나로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봅니다.
Q7. 10년 후 HL만도는 어떤 모습이기를 기대하시나요?
10년 후에는 HL만도의 브레이크 솔루션이 단순한 제동 부품을 넘어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동화와 SDV 흐름 속에서 브레이크 시스템도 점점 전자제어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HL만도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통합 제어 기반의 브레이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특히 글로벌 OEM들과의 관계에서도 단순한 공급업체가 아니라 차량 아키텍처 단계부터 함께 고민하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HL만도는 ‘차량의 움직임을 함께 설계하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 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김문성 부사장은 브레이크를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기계 중심 기술에서 전자 제어,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브레이크 산업 속에서 HL만도 역시 이러한 변화를 준비하며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가 바라보는 HL만도의 미래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HL만도가 단순한 부품 공급사를 넘어 고객과 함께 차량의 움직임을 고민하고 설계하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HL만도가 김문성 부사장의 바람처럼 “차량의 움직임을 함께 설계하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 기억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