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gineer's Note

진동 없는 완벽한 드라이빙, 토크 리플 제로화를 향한 지능형 제어 소프트웨어의 혁신

 

 

안녕하세요, HL만도에서 모터 제어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오윤재입니다.

자동차의 핸들(EPS, 전동식 조향 장치)이나 브레이크(EMB, 전자기계식 브레이크)시스템에는 자석의 힘을 이용해 아주 정밀하게 회전하는 ‘영구자석 동기 전동기(PMSM, Permanent Magnet Synchronous Motor)’가 핵심 부품으로 사용됩니다. 이 모터는 효율이 매우 뛰어나지만, 작동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진동과 소음(NVH, Noise/Vibration/Harshness)을 잡는 것이 감성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입니다.

진동의 주된 원인은 ‘토크 리플(Torque Ripple)’, 즉 모터가 돌아갈 때 힘이 일정하지 않고 미세하게 떨리는 현상 때문인데요, 이는 모터의 회전 위치를 감지하는 센서(MPS)를 조립할 때 발생하는 아주 작은 오차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공유할 내용은 테스트 장비조차 오차로 착각하게 만들었던 미세한 틈을, 외부 장비 도움 없이 모터 스스로 찾아내어 완벽하게 해결하는 ‘강제 정렬(Forced Alignment)’ 기반의 캘리브레이션 기술입니다.

토크 리플의 숨은 주범: MPS의 2차 기계적 각도 오차

모터가 부드럽게 회전하려면, 현재 자석의 위치를 센서가 1도 단위보다 훨씬 정밀하게 읽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석(Puck magnet)과 이를 감지하는 센서 칩(Hall IC)을 사용하는데, 조립 과정에서 미세한 어긋남이 생기면 오차가 발생합니다.

  • 1차 오차 (외부 자기장): 외부의 자석이나 금속 때문에 자기장이 왜곡될 때 발생하며, 모터가 한 바퀴 도는 동안 오차가 커졌다가 작아지는 과정이 딱 한 번의 주기로 나타납니다.
  • 2차 오차 (기계적 오정렬): 센서와 자석의 중심이 살짝 비껴갔거나(Misalignment), 센서 판이 미세하게 기울여졌을 때(Inclination) 발생합니다. 이때 자기장의 궤적이 타원형으로 찌그러지며, 한 바퀴 도는 동안 오차의 파동이 두 번 반복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수학적 분석 결과, 저속 운전 영역(MTPA, Maximum Torque Per Ampere)을 지나 고속 운전 영역(MTPV, Maximum Torque Per Voltage)으로 진입하면, 이 2차 각도 오차가 곧바로 힘의 떨림(2차 토크 리플)으로 연결되어 시스템에 진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MPS의 정렬 불일치가 미치는 영향 / (좌)개념도, (우)각도 오차
(a)                                                                 (b)
(c) MPS와 퍽 자석 평면 간 기울기의 영향 (a) 개념도, (b) 자속 밀도 리사주 곡선, (c) 각도 오차

테스트 장비의 역설: '유니버설 조인트' 효과

기존 양산 라인에서는 이 센서 오차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정밀 측정 장비와 실제 모터를 물리적으로 연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물리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모순이 숨어 있습니다.

  1. 아무리 정밀한 장비를 써도 두 모터의 축을 100% 일직선으로 맞추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2. 축이 아주 미세하게라도 어긋나면 기구학적으로 유니버셜 조인트(Universal Joint)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현상은 입력축을 일정한 속도로 돌려도 출력축의 속도가 한 바퀴에 두 번씩 빨라졌다 느려지는 ‘부등속 운동’을 만듭니다.
  3. 결국 장비가 스스로 만들어낸 속도 변화가 센서 본연의 오차인 것처럼 둔갑하게 됩니다. 진짜 오차와 장비 유발 오차가 섞여 정확한 교정이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MPS 각도 오차 식별 장치 구성도
축 불일치(축 어긋남) 개념도

장비 없이 모터 스스로 오차를 찾는 ‘강제 정렬’ 기법

그래서 저희는 장비를 믿을 수 없다면, 모터 스스로 정렬하게 하자는 역발상을 적용했습니다. 이게 바로 외부 장비 없이 모터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무부하 상태에서 수행하는 강제 정렬(Forced Alignment)기술입니다.

  1. 강제 정렬 수행: 모터 내부에 자속(전기 신호)을 0˚에서 360˚까지 순차적으로 주어, 영구자석이 물리적으로 가장 안정된 위치에 알아서 정렬되도록 유도합니다.
  2. 순수 오차 추출 및 분석: 모터가 스스로 정렬한 ‘이상적인 위치’와 센서가 보고한 ‘인식 위치’의 차이를 데이터로 기록합니다. 여기에 고속 푸리에 변환(FFT)*분석을 적용해 장비의 방해 없이 센서 조립 때문에 발생하는 순수한 2차 오차 성분(크기와 위상)만 정밀하게 골라냅니다. 
  3. 역위상 보상 (Inverse-phase): 추출된 2차 오차와 크기는 같고 방향은 정반대인 보상 신호를 만들어 센서 값에 더해줌으로써 오차를 완벽하게 상쇄합니다.

      * 고속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nsform) : 복합적인 시계열 신호를 주파수 성분으로 분해해 해석하는 고속 연산 알고리즘

 

제안하는 각도 오차 식별 기법 순서도

알고리즘 실증 :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로 극복

이번 연구 성과는 정격 360W급 조향 모터에 적용하여 검증되었습니다. 실험에는 AURIX TC36XD ECU와 16-bit 급 정밀 위치 센서 데이터가 활용되었습니다.

  • 오차 각도 90% 감소 (FFT 결과): 기존 외부 장비를 사용했을 때 2차 오차 각도는 약 0.7˚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강제 정렬 기법을 적용하자 2차 오차가 0.07˚로 뚝 떨어졌습니다. 기존 대비 오차를 90%나 획기적으로 저감한 것이며, 이는 12-bit 센서의 하드웨어적 분해능(0.08˚)보다도 미세한 극한의 정밀도입니다.

강제 정렬 위치에 따른 MPS 각도 오차 FFT(고속 푸리에 변환) 분석 결과

  • 토크 리플 억제: 보상 전에는 d축 전류가 40A에 달할 때 2차 토크 리플이 약 40mNm까지 선형적으로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제안된 보상 기법 적용 후에는 전류 크기와 무관하게 2차 토크 리플이 1~2mNm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운전자가 거의 느낄 수 없는 수준의 극한의 정숙함을 의미합니다.

d축 전류에 따른 토크 리플 테스트 결과

더 조용하고, 더 경제적으로

이번 연구는 측정 장비가 가진 물리적 한계를 100%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 방식에서는 모터를 측정 장비에 물리적으로 연결할 때 축이 미세하게 어긋나며 발생하는 ‘유니버셜 조인트 효과’ 때문에 정확한 오차 식별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하고 소프트웨어 기반의 ‘강제 정렬 기법’으로 대체함으로써, 장비 없이도 완벽에 가까운 진동 저감 성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기술로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양산 라인의 경제성 확보 :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외부 계측 장비를 도입할 필요가 없고, 까다롭고 복잡했던 장비 정렬 공정 자체를 생략할 수 있어 제품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성능의 비약적 향상 : 실험 결과, 기존 장비 방식 대비 오차를 90%나 줄여 보다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졌으며, 이를 통해 운전자가 거의 진동을 느낄 수 없는 수준의 정숙함을 구현했습니다.

차세대 시스템으로의 확장성 : 이 기술은 현재의 전동식 조향 장치(EPS)뿐만 아니라, 향후 전자기계식 브레이크(EMB) 시스템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EMB는 기어 구조상 부품 사이의 미세한 틈(백래시) 때문에 진동이 더 크게 증폭되는 특성이 있는데, 이 기술을 적용하면 그 파급력은 더욱 거대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HL만도는 앞으로도 이처럼 물리적인 하드웨어의 한계를 똑똑한 제어 소프트웨어로 넘어서는 혁신을 지속하여, 고객에게 최상의 주행 경험을 선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