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itor's Note
자동차가 달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원하는 순간에 완벽하게 멈추는 것'입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인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대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발의 힘이 유압 라인을 거치지 않고 오직 '전기 신호'로만 전달되는 Full Brake-by-Wire 기술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9일 발명의 날, 외산 의존도가 높았던 조향·제동 제어 알고리즘을 국산화하고, 전자기계식 브레이크(EMB) 관련 37건의 독자 특허를 확보하여 대한민국 모빌리티 안전 장벽을 세운 공로로 지식재산처장 표창을 수상한 장재훈 책임연구원을 만났습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강력한 특허 장벽을 구축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초안전 제동 기술을 완성해 낸 그의 집요한 엔지니어링 스토리를 공개합니다.
IP R&D 전략: 37건의 특허로 구축한 EMB 기술 영토
"기술 개발과 특허 확보는 별개가 아닙니다. 특허는 후발 주자의 추격을 막는 기술의 '지속 가능성'이자 가장 강력한 방어막입니다."

Q. 전자기계식 브레이크(EMB) 개발 과정에서 무려 37건의 독자 발명을 창출하셨습니다. 특히 설계 초기부터 경쟁사 특허를 분석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IP R&D’ 전략을 취하셨는데, 발명가로서 기술 개발만큼이나 ‘특허권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장재훈 책임: 자동차 제어 기술 영역은 후발 주자가 마음만 먹으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특허 전략'이 반드시 뼈대처럼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이 기술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저희는 EMB 초기 설계 단계부터 전 세계 경쟁사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샅샅이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분쟁의 소지가 있는 기술은 철저히 회피 설계를 적용하고, 역으로 우리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독자적인 특허 장벽(IP R&D 전략)을 겹겹히 세웠습니다.
발명가의 관점에서 보면, 기술 개발과 특허 확보는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연속된 과정입니다. 특허는 단순한 증서가 아니라 해당 기술 영토에서의 '선점'과 '방어'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무기이니까요. 결과적으로 이 무기는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고, 개발자 개인에게는 자신이 만든 기술이 산업의 '표준(Standard)'으로 굳어지는 영광스러운 이정표가 됩니다.
[IP Portfolio] 장재훈 책임 주요 특허 실적
• 특허 분야 : 차세대 전자기계식 브레이트(EMB) 제어 알고리즘 및 시스템 설계
• 보유 현황 : 총 37건의 독자 발명 특허 출원
• IP R&D 전략 : 개발 초기 단계부터 경쟁사 특허 분석을 통한 '회피 설계'와 '독자 특허 선점'을 동시에 수행,
개발 리스크 최소화 및 강력한 원천 기술 보호막 구축
초안전 기술: 세계 최초 수준의 BFD(Brake Force Distribution) 구현
"안전 기술의 핵심은 '예측 가능한 안전'입니다. 복합적인 최악의 고장 상황에서도, 차량의 제동력은 흔들림 없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BFD(Brake Force Distribution)란?
Full Brake-by-Wire 시스템 환경에서 단일 고장이 아닌, 두 개 이상의 복합적인 시스템 고장(이중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차량이 안전하게 제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고장을 감지하고 제어 권한을 전환하는 초안전 제동 로직입니다.
Q. 이중 고장 상황에서도 제동 안정성을 유지하는 BFD 기술을 세계 최초 수준으로 구현하셨습니다. ‘안전’과 직결된 브레이크 시스템에서 책임님께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장재훈 책임: 브레이크 시스템에서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어떤 것과도 타협할 수 없는 절대적인 기준입니다. 특히 유압이 사라지고 전기 신호로만 제어되는 EMB같은 첨단 시스템에서는, 단일 고장을 넘어선 복합적인 고장(이중 고장) 상황까지 완벽히 대비해야 합니다. 애초에 설계 초기부터 안전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하죠.
이 BFD 기술의 시작점은 SW Campus 김성남 책임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저는 그 아이디어를 실제 작동 가능한 시스템으로 구체화하고, 무결점 수준으로 검증해 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았습니다.
특히 제가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바로 '고객의 신뢰'였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안전 로직이라도 고객이 체감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별도의 HMI(Human Machine Interface) 장치를 독자 개발했습니다. 이 장치를 통해 의도적으로 다양한 극한의 복합 고장 상황을 주입하더라도, BFD 기능이 즉각적으로 개입해 정상적으로 제동을 유지하는 과정을 가시적으로 증명해 냈습니다.
저의 원칙은 단 하나,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제동 기능은 생명줄처럼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시스템 이중화를 넘어, 전혀 다른 두 가지 고장 조건이 동시에 발생하더라도 기능이 죽지 않는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진정한 안전은 모든 고장의 가능성을 사전에 100% 정의하고 통제하는 '예측 가능한 안전'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의 비전: SDV 시대의 도화선
"유압이 사라진 EMB는 이제 단순한 제동 부품이 아닙니다. 차량 전체의 거동을 자유롭게 정의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입니다."
Q. 유압이 전혀 없는 ‘Full Brake-by-Wire’ 시스템을 통해 SDV 시대를 앞당기고 계십니다. 이번 발명의 날 수상을 계기로 책임님께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차세대 ‘발명 과제’와, 다가올 SDV 시대에 브레이크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들려주세요.
장재훈 책임: 지금까지의 제동이 단순히 차를 잘 세우는 '기계적 성능 개선'에 머물렀다면, 앞으로 제가 도전할 발명 과제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차량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심장부, 즉 '중심 플랫폼'으로 전환시키는 기술입니다.
특히 유압 라인이 완전히 제거된 Full Brake-by-Wire 환경에서, 제동 장치는 더 이상 독립적인 부품이 아닙니다. 차량 전체를 제어하는 거대한 ‘소프트웨어 기반 액추에이션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즉, EMB는 미래 SDV 아키텍처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그리고 완벽하게 전동화•소프트웨어화되는 첫 번째 영역인 것이죠.
앞으로 다가올 SDV 핵심 가치는 "차량의 거동을 얼마나 자유자재로 소프트웨어로 정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브레이크는 감속 기능을 넘어 차량의 조향 안정성, 승차감, 에너지 회생 효율, 그리고 고도화된 자율주행 성능까지 통합적으로 결정하는 핵심 열쇠가 됩니다.
제가 그리는 미래 청사진은 명확합니다. 제동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의 다음 거동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이를 서스펜션 및 자율주행 AI 시스템과 1초의 오차도 없이 실시간으로 연동시키는 초연결 지능형 제어 구조를 완성하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SDV 전환의 진정한 도화선이자, 다음 특허를 위해 끝없이 도전해야 할 새로운 과제입니다.

안전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을 지키기 위해 37건의 특허로 견고한 방어막을 세우고, 다가올 SDV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끝없이 '예측 가능한 안전'을 설계하는 장재훈 책임연구원.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코드와 집요한 엔지니어링 철학이 모여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브레이크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HL그룹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증명한 제61회 발명의 날 기념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모빌리티 인벤터스>는 다음 편에서도 계속됩니다. 모빌리티 혁신의 최전선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발명가들의 숨겨진 이야기, 다음 인터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