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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모빌리티 인벤터스] Ep.2 양산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이 무기 - 국산 레이더의 250m 너머를 개척한 한재현 팀장

▲ 제61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한재현 팀장(가운데)

 

Editor’s Note

자율주행의 눈 역할을 하는 ‘레이더(Radar)’. 만약 이 핵심 센서를 외산 기술에만 의존해야 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 모빌리티 주권은 어떻게 될까요? 지난 5월 19일 발명의 날, 외산 의존도가 높았던 장·중·근거리 레이더 풀 라인업의 국산화를 실현하고,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의 수주 확대를 이끌며 대한민국 센서 기술의 위상을 증명한 HL클레무브 한재현 팀장을 만났습니다. 차세대 4D 이미징 레이더 시대를 준비하며 36건의 등록 특허로 강력한 기술 장벽을 세운 한재현 팀장의 치열한 ‘실전 엔지니어링’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Key Achievement] 한재현 팀장 주요 성과 요약

핵심 센서 기술 자립: 장거리·중거리·근거리 레이더 풀 라인업 국산화
글로벌 경쟁력 입증: 글로벌 혁신 전기차 기업 수주 확대
차세대 센서 토대 구축: 3D 안테나 적용 등 자율주행 L3 단계를 위한 기술 선도
강력한 기술 장벽 구축: 36건의 등록 특허를 통한 전략적 IP 자산 보호

국산화의 개척기 : 실험실을 넘어 도로 위로

“우리 레이더의 경쟁력은 특정 사양 하나가 아니라, 양산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 내는 개발 조직의 '집요함'에서 나옵니다.”

Q. 외산 레이더가 주도하던 시장에서 250m 감지 장거리 레이더와 HDA2 기술 상용화에 기여하셨습니다. '국산 레이더'만의 독자적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한재현 팀장: 외산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국산 레이더의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단순히 ‘동작하는 레이더’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고객이 신뢰하고 양산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신호처리 SW 품질과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었죠.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좋은 성능을 내는 것과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실제 양산 차량에서 일관된 성능을 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요. 특히 장거리 레이더는 고속 주행 상황에서 멀리 있는 타깃을 빠르게 감지하고 안정적으로 추적해야 하기에 신호처리 알고리즘 성능 고도화, 객체 추적의 안정성 확보, 양산 신뢰성 검증 등 SW 완성도를 높이는 데 가장 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무결점의 성능은 결코 소프트웨어라는 어느 한 영역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아요. 레이더 하드웨어, 안테나, RF, 신호처리 SW, 실차 평가 등 모든 부문이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야만 비로소 진짜 경쟁력이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국산 레이더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를 넘어, 양산 과정의 온갖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어 해결해 낸 개발 조직의 '집요함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Tech Note] 77GHz 장거리 레이더와 HDA2
차량 전방에 장착되어 최대 250m 밖의 장애물과 선행 차량을 감지하는 핵심 센서입니다.
고속 주행 환경에서 HDA2(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차로 변경 보조 기능 포함)와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빠르고 안전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판단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기술의 대중화 : 공간과 원가의 한계 돌파

“크기와 원가의 제약을 극복한 핵심 돌파구는 안테나, 하드웨어, 신호처리 SW가 유기적으로 맞물린 ‘시스템 엔지니어링’이었습니다.”

Q. 고가의 장거리 레이더 위주 시장에서 보급형 '중거리 레이더'를 개발해 대중화를 이끄셨습니다. 안테나 크기를 줄이면서도 장거리 수준의 정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했나요?

한재현 팀장: 중거리 레이더 개발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성능, 크기, 원가, 양산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안테나 크기를 줄이면 물리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정보량과 분해능에 필연적으로 제약이 생기니까요.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는 안테나 배열 최적화, 신호처리 알고리즘 고도화, 그리고 HW SW의 공동 최적화라는 세 가지 축으로 동시에 접근했습니다. 단순히 하드웨어 구조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제한된 안테나 구조 안에서 유효한 정보를 최대한 추출해 내도록 신호처리 SW를 함께 고도화해 나간 것이죠.

여기에 더해, 다양한 실제 도로 환경에서 언제나 예측 가능한 성능을 내는 것도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무수한 실차 평가를 반복하며 오감지를 줄이고 객체 추적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어요.

결국 중거리 레이더의 핵심 돌파구는 어떤 특별한 단일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각 부문이 긴밀히 협업하여 전체 시스템 관점에서 최적점을 찾아 들어간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 그 자체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혁신 기업 수주 : 실전이 만든 차이

“글로벌 OEM의 선택을 받은 강력한 무기는 데모 수준이 아닌, 수많은 필드 이슈를 개선하며 축적한 ‘양산 기반의 실전형 기술력’입니다.”

Q.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엄격한 문턱을 넘고 국산 레이더 기술이 선택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한재현 팀장: 글로벌 OEM은 단순히 좋은 성능 수치만 보고 공급사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실제 차량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인지, 혹독한 기후 조건에서도 일관된 품질을 보여주는지, 그리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졌을 때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원인을 분석해서 개선해 내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죠.

저희가 그 깐깐한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수많은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다져진 실전형 기술력'이었습니다. 통제된 연구실 안에서의 기술과 온갖 변수가 쏟아지는 현장의 양산 기술은 완전히 다르니까요.

저희는 개발 과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필드 이슈를 결코 회피하지 않고, 원인을 찾아 끝까지 추적하는 방식으로 기술과 데이터를 쌓아왔습니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다져진 이러한 압도적인 문제 해결 속도와 끈끈한 팀워크가 글로벌 혁신 기업들에게 확고한 신뢰를 준 결정적인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링 철학 : 문제 해결의 부산물, 36건의 특허

“특허는 단순한 아이디어보다 '어떤 문제를 어떤 기술적 수단으로 해결했는가'에 대한 치열한 기록입니다.”

💼 [IP Portfolio] 한재현 팀장 주요 특허 실적
- 특허 분야: 자율주행 레이더 신호처리 SW, 객체 감지 및 추적 알고리즘 고도화
- 보유 현황: 국내외 특허 출원 42건 / 특허 등록 36건
- 핵심 가치: 양산 과정의 필드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결한 실전형 특허들로, 후발주자가 쉽게 넘을 수 없는 견고한 원천 기술 장벽(Moat) 구축
Q. 국내외 42건 출원, 36건 등록이라는 탄탄한 특허 실적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강력한 기술 장벽을 구축할 수 있었던 팀장님만의 아이디어 구체화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한재현 팀장: 제가 보유한 특허들은 책상 위에서 가볍게 떠올린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대부분 실제 양산 개발 과정에서 마주한 성능 문제나 오감지 등 예상치 못한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죠. 날것의 데이터를 다시 분석하고, 가혹한 실차 환경을 파고들며, 하드웨어 특성과 신호처리 구조를 밑바닥부터 검토하며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비로소 특허의 씨앗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전 메모에 결론만 덩그러니 적지 않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구체적인 조건, 기존 방식의 한계, 새롭게 시도한 접근법, 그리고 실제 개선 효과를 반드시 한 세트로 묶어서 정리하려 노력합니다. 특허의 본질은 '어떤 문제를 어떤 기술로 해결했는가'에 있으니까요. 나아가 이렇게 정리한 아이디어를 혼자만의 고민으로 끝내지 않고, 각자 맡은 영역이 다른 동료들과의 끝장 토론을 거치며 양산 가능한 수준으로 정교하게 다듬어 나갑니다.  

결국 엔지니어로 제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혁신은 특정 특허 한 건이 아닙니다. 터널이나 기상 악화 같은 복잡한 노이즈 속에서 기어코 무결점 성능을 완성해 나간 ‘문제 해결의 과정’ 그 자체예요. 이 빛나는 여정은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문제를 끝까지 파고든 우리 팀의 끈끈한 협업 문화가 만들어 낸 값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야 / 새벽 철제 터널 내 중거리 레이더 최초 감지 거리 성능 평가 및 개선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레이더 장착 환경을 조정하는 모습

자율주행의 미래 비전과 후배들을 향한 제언

“미래의 레이더는 4D 이미징과 AI를 통해 더 멀리, 더 작은 물체를 감지하며 주변 공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센서로 발전할 것입니다.”

Q.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향후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며 레이더 기술이 수행하게 될 역할을 들려주세요.

한재현 팀장: 현장의 후배들에게는 개발 과정에서 마주하는 작은 불편함이나 무수히 반복되는 문제를 절대로 그냥 넘기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단순한 버그처럼 보여도 집요하고 디테일하게 관찰하다 보면, 그 깊은 곳에 완전히 새로운 기술적 접근이 필요한 열쇠가 숨어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복잡한 하이테크 기술일수록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품질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며 돌파구를 찾는 끈끈한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치열한 문제 해결과 협업의 경험은 앞으로 다가올 레이더 기술의 미래와도 직결됩니다. 향후 L2+, L3 이상 자율주행 시대로 진입하면, 레이더는 '4D 이미징 레이더' 'Radar AI' 기술을 기반으로 주변 환경을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차세대 인식 센서로 진화할 것입니다.

최대 감지 거리가 300m 이상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먼 곳을 본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고속 주행 시 도로 위 작은 낙하물이나 기상 악화 속 보행자처럼 탐지하기 까다로운 위험 요소를 한 박자 더 빨리 포착하여, 자율주행 시스템 전체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가장 확고한 안전망이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양산 현장에서 뼈저리게 축적해 온 실전 경험들이 이 차세대 기술로 멋지게 이어진다면,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도 우리의 레이더 기술이 독보적인 리더 역할을 해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 [Tech Note] 4D 이미징 레이더 & Radar AI
4D 이미징 레이더: 거리, 속도, 수평각(3D)에 '높이(Elevation)' 정보까지 추가하여 차량 주변 환경을 사진을 찍듯 입체적이고 고해상도로 인식하는 차세대 센서입니다.
Radar AI: 레이더가 수집한 데이터(포인트 클라우드 등)를 인공지능(AI) 모델의 입력값으로 활용하여,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객체의 정밀 분류 능력을 극대화하는 소프트웨어 혁신 기술입니다.

자율주행의 안전을 국산 기술로 지켜내기 위해 36건의 특허 방어막을 세우고, 양산 현장의 문제를 집요하게 해결하며 독보적인 '실전형 기술력'을 증명해 낸 한재현 팀장. 눈에 보이지 않는 신호처리 소프트웨어 코드 속에 대한민국 모빌리티의 미래 주권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집념이 촘촘히 녹아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HL그룹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증명한 제61회 발명의 날 기념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모빌리티 인벤터스>는 다음 편에서도 계속됩니다. 모빌리티 혁신의 최전선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발명가들의 숨겨진 이야기, 다음 인터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