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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모빌리티 인벤터스] Ep.4 "투자는 선택이 아닌 생존입니다" - SDV와 로봇으로 글로벌 모빌리티의 판을 바꾸는 조성현 부회장

Editor’s Note

1986년 신입 연구원으로 입사해 도면 한 장에 의존하던 시절부터, ABS, IDB, SbW 등 첨단 섀시 제어 기술의 국산화를 이끌어온 대한민국 섀시 1세대. 지난 40여 년간 기술 최전선을 지켜온 조성현 부회장의 멈추지 않는 혁신은 결국 HL만도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1)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제61회 발명의 날,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을 격상시킨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한 조성현 부회장을 만났습니다. 기계 중심의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로봇 액추에이터로 모빌리티의 새로운 판을 짜는 ‘마켓 크리에이터(Market Creator)’, 조성현 부회장의 가슴 뛰는 미래 비전을 청해 듣습니다.

1출처 : Automotive News, 「2024 Global Top 100 Suppliers」

 

[Tech Note]

  • Anti-lock Braking System(ABS): 급제동시 바퀴가 잠기는 현상을 방지하여 차량의 조향 통제력을 유지해주는 미끄럼 방지 제동 장치
  • Integrated Dynamic Brake(IDB): 제동에 필요한 여러 부품을 하나의 모듈로 통합해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제동 응답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차세대 통합 전자제어 브레이크
  • Steer-by-Wire(SbW): 운전대와 바퀴 사이의 기계적 연결을 완전히 없애고 오직 ‘전기 신호’로만 차량의 방향을 제어하는 미래형 전자식 조향 장치

글로벌 탑 40 진입과 '마켓 크리에이터'의 길

“HL만도의 글로벌 도약은 단순한 기업 성과를 넘어,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이 ‘제조 강국’에서 ‘기술 주도 국가’로 격상되었음을 의미합니다.”

Q. 2021년 부임 이후 '글로벌 TOP 40 진입'이라는 쾌거를 이루셨습니다. 부회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현재 HL만도의 글로벌 도약이 대한민국 국가 산업에 남긴 긍정적인 의미는 무엇인지요?

조성현 부회장: HL만도의 성장은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쟁력 자체를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매우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첫째, ‘기술 중심 산업’으로의 위상 전환입니다. 우리는 이제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고정밀 하드웨어와 SDV 소프트웨어,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통합 제어 역량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부품업을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기반의 산업' 즉, 글로벌 기술 주도 국가 수준으로 격상시켰음을 의미하죠. 

둘째, 다변화하는 글로벌 OEM 생태계 속에서 ‘한국 Tier-1의 강력한 생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북미의 첨단 기술 기업부터 중국의 혁신 OEM까지 동시에 협업하며, 다극화된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이 충분히 주도권을 쥘 수 있음을 실력으로 입증해 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업 생태계 전체의 수준 상향’을 꼽고 싶습니다. HL만도의 눈부신 성장은 우리만의 독주가 아닙니다. 협력사들과 함께 땀 흘려 쌓아 올린 품질, 기술, 원가 경쟁력의 결실이죠. 단일 기업의 성과를 넘어 국내 협력사 생태계 전체의 '집단적 경쟁력 상승'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참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실패의 리스크를 안고서도 전동화 신기술과 선행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추진력의 기반은 무엇이었나요?

조성현 부회장: 저의 추진력은 ‘선택과 집중(Disciplined Agility)’이라는 확고한 투자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우리는 무리한 외형 확장은 철저히 지양하고, 다가올 미래 산업의 판도를 결정지을 핵심 기술(모션, 전동화, SDV)에 투자를 집중해 왔습니다.

산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하면서도 과감하게 나아갈 수 있었죠. 제게 있어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었습니다. 물론 그 모든 투자의 나침반은 철저한 ‘시장 검증’에 두어, 고객과 방향성이 일치하는 곳에만 우리의 역량을 쏟아부었고요.
Q. 확고한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를 누비고 계신데요. 현재 HL만도의 글로벌 인프라 규모와 앞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궁금합니다.

조성현 부회장: 현재 HL만도는 전 세계 19개의 생산 거점, 20개의 연구소, 18개의 판매 법인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탄탄한 글로벌 인프라를 엔진 삼아 올해 매출 9.6조 원을 달성하고, 나아가 2030년에는 매출 14.1조 원, 영업이익률 6% 이상이라는 장기적인 비전을 향해 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SDV 대전환의 3대 핵심 동력과 'MiCOSA(마이코사)'

[Tech Note]
차량 모션의 두뇌, MiCOSA (마이코사)
HL만도가 독자 개발한 SDV 전용 통합 제어 소프트웨어 솔루션. 차량의 주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정 및 판단하여 제동, 조향, 현가 등 모든 섀시 부품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통합 제어한다.

“소프트웨어라는 '내용물'과 하드웨어라는 '그릇'을 모두 자체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역량, 이것이 HL만도만이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입니다."

Q. 하드웨어 제조 기업에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셨습니다. 다가올 SDV 시대, HL만도가 확보하고자 하는 기술 주권의 청사진을 소개해주세요.

조성현 부회장: 본격적인 SDV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해지는 차량 아키텍처를 완벽히 감당할 수 있는 'Global Tier-1'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HL만도는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확고히 서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교하고 지능적인 차량 모션 제어를 완성하는 3개의 '핵심 동력(Enabler)'을 든든하게 구축해 두었죠. 

첫째, '정교한 하드웨어'입니다. IDB2(차세대 통합 전자제어 브레이크), R-EPS(랙구동형 전자식 조향 장치) 등 우리의 주력 제품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차량이 필요로 하는 고출력 사양과 이중화 안전 설계를 기본으로 품고 있습니다. 나아가 차량 시스템 전체를 바라보는 통합적인 시야로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제조 역량을 갖췄죠. 

둘째, '고도화된 소프트웨어'입니다. 우리는 기능 안전, 보안, 그리고 확장성을 충족하는 'SDV-Ready' 역량을 단단하게 축적해 왔습니다. 이미 글로벌 OEM으로부터 '미끄러짐 방지', '탈출 보조', 'Flat Tire 주행 지원' 같은 고기능 소프트웨어를 수주했으며, 로보택시 실증을 통해 얻은 방대한 엔지니어링 검증 데이터는 경쟁사가 쉽게 모방하기 힘든 우리만의 핵심 자산이기도 합니다.

셋째, '지능화된 통합 제어'입니다. 섀시 시스템(제동, 조향, 현가)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제어 역량의 중심에는 우리의 독자 솔루션 ‘MiCOSA(마이코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SoC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도메인 제어기부터 고성능 제어기(Centralized HPC)까지 자체 개발하며 고객의 다양한 아키텍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래 성장의 신동력, 로봇 액추에이터

"5년 뒤, 10년 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안전'과 '대중성'을 책임지는 글로벌 표준 기업이 되겠습니다."

Q. 수십 년간 축적된 섀시 제어 기술을 모빌리티에 국한하지 않고 로봇 산업으로 과감히 이식하셨습니다. 대한민국 로봇 부품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조성현 부회장: HL만도는 지난 60여 년 동안 세상의 모든 ‘움직임’을 설계하고 제어해 온 기업입니다. 우리는 이제 본질적인 모션 테크놀로지(Motion Technology) 기업으로 진화하는 중이며, 로봇 산업 진출은 그 위대한 진화의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죠.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구동부인 ‘액추에이터(Actuator)’는 사실상 차량의 조향•제동 원리와 그 결이 매우 유사합니다. 이 부품은 휴머노이드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엄청난 영역이에요. 시장의 성장성을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향후 이 액추에이터 시장은 거대한 규모로 확대될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다가올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는 것이죠.

과거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세계 최초로 차를 만든 기업이 아니라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과 생명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을 완성한 기업이 결국 산업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휴머노이드 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글로벌 OEM들이 목마르게 찾는 것은 결국 ‘흔들림 없는 품질, 밀착 대응, 압도적인 대량 생산 역량’이니까요. 우리는 이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의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제시해 나갈 계획입니다.

HL만도의 휴머노이드 로봇 액추에이터 스토리 바로가기

 

HL만도의 새로운 동력, 휴머노이드 로봇 액추에이터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 ‘움직임’의 본질을 묻다영화 부터 토니상 5관왕을 휩쓴 뮤지컬 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을 다룬 작품은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더 이상 영화나 뮤지컬 속

www.hlworld.com

강한 특허 생태계를 구축하는 IP 경영 철학

대한민국 모빌리티 주권을 지키는 HL만도의 혁신 지표
• 지식재산 포트폴리오: 지속적인 R&D 투자로 614건의 신규 SW 특허 창출 및 글로벌 방어망 구축
• IP 협업 혁신: PEB(특허심의회)와 PI-Lab(특허혁신랩) 제도를 도입해 양적 팽창을 넘어 특허의 질적 수준 극대화
• 동반 성장 생태계: 핵심 특허 무상 허여 350건 달성, 중소 협력사의 국산화와 기술 경쟁력 상승 견인
• 글로벌 혁신성 입증: CES 2024 최고혁신상(주차 로봇 ‘Parkie’), 2026 혁신상(MiCOSA) 수상

“특허 공유는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상호 혁신을 촉진하는 플랫폼입니다. 기술의 독점이 아닌,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더십이 HL만도의 진정한 미래 경쟁력입니다."

Q. 부회장님 부임 이후 PI-Lab 신설, PEB 제도 도입 등 공격적인 IP 경영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특허를 전사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핵심 특허를 협력사에 무상으로 허여하는 상생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성현 부회장: 제가 부임한 이후 지식재산(IP) 경영에서 가장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부분은 단순한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성장’이었습니다. 개발 초기 콘셉 단계부터 R&D 조직과 IP 조직이 치열하게 토론하는 PEB(특허심의회) 제도를 정착시켰고요. 또한 PI-Lab을 신설해 향후 자동차 분야를 넘어 다양한 산업군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Cross Over 특허'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중입니다. 

이러한 핵심 자산을 협력사에 무상으로 허여한 것은 단순히 돕기 위한 차원만은 아닙니다.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핏줄이 연결된 거대한 생태계잖아요. 공급망 전체의 기술 수준을 최상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매우 냉철하고 전략적인 결정이었죠. 협력사가 우리의 특허 기술을 활용해 부품의 정밀도를 높이면, 그것이 결국 전체 완성품의 경쟁력 상승으로 돌아오니까요. 

나아가 이 협업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응용 기술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즉, 특허 공유는 일방적인 시혜가 아니라 대한민국 부품 생태계의 상호 혁신을 촉진하는 거대한 플랫폼인 셈입니다. 기술을 우리만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판을 넓히고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더십. 그것이 장기적으로 우리를 지켜줄 지속 가능한 1등 경쟁력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는 시스템과 산업을 설계하는 사람

Q. 마지막으로, 국가의 산업 발전을 견인해 온 선배 엔지니어로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조성현 부회장: 언제나 "기술의 본질을 끝까지 파고들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지금 모빌리티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서 자율주행과 SDV로 눈부시게 그 형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태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가 모빌리티에 바라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인 '더 안전하고', '더 정교하며', '더 편안한' 이동이라는 대원칙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미래의 엔지니어는 주어진 도면 하나만 바라보는 단순한 기술 전문가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변하지 않는 이 숭고한 본질 위에서, 차량 시스템 전체를 조망하고 나아가 산업의 지형도를 직접 설계하는 융합형 인재로 성장해야 하죠.

처음부터 모든 기준을 글로벌 최고에 맞추십시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통합 역량을 기르고, 눈앞의 실패보다 끈질긴 검증의 경험을 쌓아가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그 어떤 타협의 압박 속에서도 생명과 직결된 ‘품질’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과감하고 명예로운 도전 정신을 현장에서 맘껏 펼쳐주시기를 뜨겁게 응원하겠습니다.

 

[Editor’s Outro]

도면 한 장에 의존해 섀시 부품을 연구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전 세계 모빌리티와 로봇 산업의 룰을 재정의하는 마켓 크리에이터로, 조성현 부회장님의 지난 40여 년은 대한민국 자동차 부품 기술이 스스로 한계를 깨부수고 세계 무대의 굳건한 중심에 서기까지의 위대한 기록이었습니다.

제61회 발명의 날을 기념하여 진행된 총 4편의 <모빌리티 인벤터스> 릴레이 인터뷰는 여기까지입니다. 0.001%의 오류도 허락하지 않는 집요함, 최악을 대비하는 타협 없는 안전 철학, 그리고 이 모든 혁신을 하나로 엮어 미래 산업의 생태계를 지휘하는 거시적 안목까지. HL그룹의 인벤터스들이 치열한 땀방울로 써 내려가고 있는 눈부신 내일의 모빌리티 여정을 앞으로도 뜨겁게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