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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ineer's Note

[로보틱스 인사이트] 휴머노이드 관절, 고출력 밀도 액추에이터 기술의 진화와 과제 : ① 모터 편

Author’s Note 

안녕하세요, HL만도 Robot Actuator 개발팀 박종훈 책임연구원입니다. 전 세계가 모빌리티의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사이, 또 하나의 거대한 격전지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과 물리적 하드웨어가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입니다.

많은 이들이 로봇의 인공지능(뇌)에 감탄할 때, 우리 엔지니어들은 그 지능을 완벽한 물리적 움직임으로 구현해 낼 ‘신체’, 즉 고출력 구동 시스템에 주목했습니다. 수십 개의 제어 장치와 구동 모터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휴머노이드의 관절 메커니즘은, 우리가 오랜 시간 고도화해 온 자동차 스마트 섀시 및 바이와이어(by-Wire) 전동화 기술과 그 본질이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로보틱스 인사이트]의 첫 번째 문을 여는 이번 Engineer’s Note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근육이자 심장이라 불리는 ‘고출력 밀도 액추에이터’ 내부의 핵심 모터 설계 지평을 짚어보고, 모빌리티 제조 레거시가 어떻게 미래 로봇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그 기술적 연결고리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이끄는 고출력 밀도 액추에이터 기술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에서는 고토크·고출력 밀도의 액추에이터(Actuator) 기술이 시장의 판도를 가를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신체 외형을 모사한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에는 적게는 20개에서 많게는 40개 이상의 수많은 기계 관절이 적용되며, 각 관절에는 지극히 제한된 내부 공간 내에서 매우 높은 토크(Torque, 회전축을 움직이는 물리적인 힘, 즉 로봇 관절의 회전 근력)를 순간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초경량 고성능 액추에이터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로보틱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모터, 감속기, 센서 및 제어회로를 하나의 모듈 안에 완벽히 일체화한 관절용 모듈러 액추에이터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기존 산업용 관절 구조] 모터 → 감속기 → 센서 → 제어기 (각각 분리 배치, 부피 및 중량 증가)
 ‘공간 효율 및 출력 밀도 극대화’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모터 + 감속기+센서+제어회로 일체화 (초경량 고집적 모듈화)

이러한 집적형 액추에이터는 단순히 범용 모터를 소형화하는 차원을 넘어, 하나의 콤팩트한 모듈 안에서 초고출력 퍼포먼스와 극도로 정밀한 제어 성능을 동시에 구현하는 하이테크 설계를 목표로 합니다. 실제로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에 적용된 전동식 액추에이터는 범용 산업용 제품 대비 약 2~5배 수준의 압도적인 출력 밀도를 확보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고도화된 휴머노이드 개발 기업들은 일반적인 자동차 구동용 모터보다 훨씬 높은 극한의 전력 밀도를 인위적으로 가하여, 모터 성능의 물리적 한계 영역 끝단까지 쥐어짜 내 활용하는 방식으로 특유의 폭발적인 토크 성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생기죠. 이미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통해 기술적 성숙도와 대량 양산 기반을 완벽히 증명해 낸 ‘전기차용 구동 모터’를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에 그대로 이식하면 안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은 구동 환경과 요구되는 제어 특성이 공학적으로 확연히 다릅니다. 그 결정적인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로봇 모터가 왜 자동차 모터와는 전혀 다른 설계를 지향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기차 모터를 쓰지 않는 이유]

모터 내부에서 힘을 만드는 핵심 요소는 ‘영구자석(Permanent Magnet)’입니다. 이 자석을 회전자(Rotor) 내부에 매립하느냐(IPM, Interior Permanent Magnet), 혹은 표면에 부착하느냐(SPM, Surface Permanent Magnet)에 따라 모터의 역학적 특성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늘날 전기차(EV) 구동 모터는 대부분 IPM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자석이 내부에 매립된 IPM 모터는 자석 고유의 마그네틱 토크(Magnetic Torque)와 회전자(Rotor) 형상 차이에서 발생하는 릴럭턴스 토크(Reluctance Torque)를 동시에 활용합니다. 덕분에 높은 토크 밀도와 우수한 고속 운전 성능을 확보할 수 있어 수천에서 수만 RPM에 이르는 고속 영역까지 효율적인 구동이 가능합니다.

반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용 액추에이터는 대부분 SPM 구조를 선택합니다. 로봇은 자동차처럼 고속 주행이 필요한 시스템이 아니라, 낮은 속도에서 높은 토크를 내면서도 인간처럼 부드럽고 정밀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석이 표면에 붙은 SPM 모터는 토크의 대부분을 마그네틱 토크에만 의존하며, 릴럭턴스 토크의 영향은 매우 미미합니다. 그만큼 토크 생성 특성이 비교적 선형적(Linear)이고, 미세한 힘의 흔들림인 토크 리플(Torque Ripple)이 작아 초정밀 제어에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이는 로봇이 물체를 섬세하게 잡거나 사람과 접촉할 때 충격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다만 SPM 구조는 구조 특성상 릴럭턴스 토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어, 동일한 부피에서 낼 수 있는 최대 출력 밀도와 고속 성능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로봇용 모터 개발에서는 제한된 관절 공간 안에서 토크 밀도를 극대화하고자 뒤이어 소개할 '할바흐 배열(자석 배치 기술)', '각동선 권선(구리선 및 권선 제조 기술)' 그리고 ‘코발트 강판(고성능 소재 사용)’과 같은 최첨단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융합하며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회전자(Rotor) 기술의 진화 : 자력을 한곳으로 모으는 ‘할바흐 배열(Halbach Array)’

모터가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힘을 내려면 자석이 포함된 ‘회전자(Rotor)’와 구리선에 전류가 흐르는 ‘고정자(Stator)’가 필요합니다. 이 두 요소가 밀고 당기는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관절의 출력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에서 자력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회전자(Rotor) 측면에서 글로벌 로봇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최신 트렌드는 바로 ‘할바흐 배열(Halbach Array)’입니다. 이는 자석의 자화(자력의 방향) 패턴을 특수하게 배열하여, 사방으로 분산되는 자력을 오직 한쪽(고정자 방향)으로만 강력하게 집중시키는 공간 자계 기술입니다.

기존 자석 배열 방식은 로봇 관절을 소형화하기 위해 자석 간격을 무리하게 좁히면, 인접한 자석끼리 자력이 엉켜서 옆으로 새어 나가는 ‘누설자속(Flux Leakage)’이 증가해 오히려 모터의 힘이 떨어지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Halbach Array는 공극(회전자와 고정자의 미세한 간격)쪽으로 자력을 몰아주고, 불필요한 반대편 자력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동일한 크기의 모터에서 더 높은 토크를 구현할 수 있어, 공간이 극도로 협소한 휴머노이드 관절(SPM 구조)의 핵심 치트키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자석을 미세한 각도로 가공하고 조립해야 하므로 자석 가공 난이도와 조립 복잡성이 높고 제조 비용 부담이 크다는 단점 때문에 양산 적용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향후 이 복잡한 공정을 얼마나 효율적 제조하느냐가 대량 양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정자(Stator) 기술의 진화 : 코어와 권선의 혁신

전류가 흘러 자력을 유도하는 고정자 영역 역시 소재의 변화와 전기차 공법의 수혈을 통해 한계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1.  코어 재질 : 규소강판에서 ‘코발트 강판’으로의 소재 혁신

그동안 모터의 중심축(코어)에는 규소강판(Silicon Steel)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한된 관절 크기 속에서 자력의 한계치를 높이기 위해 ‘코발트 강판(Cobalt Steel)’을 도입하는 파격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코발트 강판은 자력을 담을 수 있는 최대 용량인 ‘포화 자속 밀도’가 훨씬 높아, 이를 적용하면 모터가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최대 근력을 약 10~20%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아직은 공급망이 제한적이라 기존 규소강판보다 소재 가격이 수십 배 이상 비싸지만, 성능이 최우선인 하이엔드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탑재를 시작하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2.  권선 기술 : 전기차의 ‘각동선&헤어핀 공법’ 수혈

모터 내부에 구리 전선을 얼마나 빈틈없이 채워 넣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적률(Fill Factor) 역시 출력 밀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기존에는 원형 단면의 환동선(Round Wire)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원형 도체 특성상 전선 사이와 슬롯 벽면에 불가피한 빈 공간이 발생해 점적률 향상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에는 전기차(EV) 고성능 구동 모터에서 검증된 각동선(Rectangular Wire) 권선*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각동선 권선: 모진 구리선을 사용해 감은 코일

각동선은 사각형 형상이 슬롯 내부에 촘촘히 밀착 배치될 수 있어 빈 공간을 최소화하고 점적률을 크게 향상시킵니다. 그 결과 동일한 공간에서 더 많은 구리를 배치할 수 있으며, 이는 권선 저항 감소와 전류 용량 증대로 이어져 높은 토크 밀도와 출력 성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각동선 기술은 제한된 관절 공간 안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해야 하는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의 고출력·고토크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성능 액추에이터 상용화의 과제

이처럼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통해 출력 밀도를 높이고 있지만, 완벽한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두 가지 장벽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장벽 : 극소 공간의 한계를 결정짓는 ‘발열 관리’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는 매우 작은 공간에서 높은 전력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열 발생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내부 온도가 임계점을 넘으면 자석이 열로 인해 자력을 잃어버리는 ‘자석 감자(Demagnetization)현상’이 발생하거나, 전선의 절연 파괴, 베어링 수명 급감 등 치명적인 내구성 문제로 이어집니다. 결국 열을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고방열 소재 및 냉각 최적화)가 모터의 최종 성능 한계를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장벽 : ‘장인 정신’을 벗어난 ‘양산성 확보’

현재 휴머노이드 산업은 아직 표준화된 상용 액추에이터 규격이 부족하여 대부분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생산 공정 자동화 수준이 낮고 수율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며, 부품 공급망 역시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초창기 상황입니다. 결국 휴머노이드 산업이 본격적인 대량 생산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향상을 넘어 제조 공정 혁신과 공급망 구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빌리티 제조 DNA가 휴머노이드의 미래를 결정한다

향후 고성능 액추에이터의 대량 양산화와 AI 기술 발전이 맞물린다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과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가져온 충격에 버금가는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일으킬 것입니다. 수많은 전문가들 역시 로봇이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인간을 완벽히 보조하거나 대체하며, 글로벌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전 세계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합니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가장 큰 대목은 최근 50년간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대규모 하이테크 양산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신생 기업이 사실상 테슬라와 BYD 정도로 압축된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완성차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초정밀 하드웨어 제조 기술과 공급망 역량을 고스란히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개발에 투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휴머노이드 시장의 최종 주도권이 단순히 소프트웨어 기술 경쟁을 넘어, ‘누가 자동차급의 초정밀 하드웨어 대량 양산 체계를 가장 먼저 선점하느냐’에 의해 갈릴 것임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결국 모빌리티 산업에서 오랜 시간 검증되고 축적된 고도의 스마트 섀시 및 구동 엔지니어링 DNA가 미래 휴머노이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마스터키가 되는 셈입니다. 시공간을 관통하며 끊임없이 진화할 고출력 밀도 액추에이터 기술, 그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서 HL만도는 모빌리티를 넘어 로보틱스의 새로운 움직임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고출력 밀도 액추에이터 기술의 진화를 짚어보는 이번 기술 시리즈는 다음 편에서도 계속됩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모터가 만들어낸 강력한 힘을 인간처럼 유연하고 안전하게 제어하는 핵심 퍼즐 ‘감속기’에 대해 알아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